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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아웃소싱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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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아웃소싱 외교

입력
2013.03.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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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중국이 대북정책을 재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방송의'굿 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최근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 얘기다. 장거리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등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 이후 중국의 반응 등에 비춰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14일 시진핑 체제 공식 출범에 맞춰 중국에 대북 압박과 설득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과 기대를 표명했다는 느낌도 든다.

■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과 위협에 대해 "우리는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버릇 나쁜 아이 취급을 하기도 했다. 갑자기 숟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리고는 식량 원조나 다른 원조를 얻어가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 협상하는 척 하다가 도발적 행동을 또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 등 신뢰 조치를 취하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으나, 그런 나쁜 패턴을 깨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 이는 오바마 2기 대북정책이 1기의'전략적 인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뜻한다. 최근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밝힌 5가지 대북정책 원칙이나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4가지 원칙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 역시 북한이 먼저 신뢰를 보이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북한에 촉구한 미얀마 식 개혁ㆍ개방 즉 '버마 모델'의 연장이기도 하다.

■ 버마 모델은 이명박 정부의'비핵개방 3000'과 비슷하다. 현재의 북한 김정은 체제에 통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바마 정부도 중국에 기대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조지 W 부시 정부 1기 때 북한 문제의 중국 아웃소싱 외교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 내에서 대북 관계 재정립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진핑 새 지도부는 다를지 모른다. 하지만 북한의 지정학적 자산가치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더 많다. 결국 미국이 중국에 아웃소싱 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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