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로 본 경기의 저점은 지난해 3분기에 이미 지나갔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3분기가 0.1%, 4분기가 0.4%였고, 전년 동기비 성장률은 두 분기 모두 1.5%였는데 이때를 바닥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바닥을 치고 회복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 1분기가 매우 좋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는 성장률 측면에서도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
하반기는 지난해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도 있고, 현재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보다는 좋아질 것이다. 아마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표현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수출의 미국 의존도는 수치상으로 높지 않지만, 우리가 중국에 반제품이나 부품을 수출하고 중국에서 조립 공정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큰 호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급격한 디레버리징(채무축소)을 겪은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가계 부채가 늘어났다. 이 결과 우리 국민들은 다행히 가계파산 등 큰 고통을 겪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경제 회복속도는 느리다. 따라서 지표가 다소 좋아지더라도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로 확 경기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새 정부에서는 추경 편성 등 확장적 경기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성장률을 훨씬 밑도는 경제성장률이 계속되고 있어 명분도 있다. 한국은행은 14일도 금리를 동결했는데 이는 금리인하가 그만한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매달 내는 이자를 낮춰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 조금이나마 소비라도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