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뉴 캡틴' 김태균(31)은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프로야구 최고 연봉인 15억원을 받고 화려하게 귀환한 뒤 줄곧 4할 타율을 유지했다. 비록 3할6푼3리로 시즌을 접었지만 꿈의 대기록이 완성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김태균 신드롬이 일었다. 하지만 4번 타자로서 16홈런 80타점에 그친 것은 옥에티였다. 게다가 팀 성적이 꼴찌에 머물자 "홈런 1개에 약 1억원"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김태균이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뜨렸다. 김태균은 14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서던 7회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볼카운트 1볼에서 상대 신인 조상우의 직구(148㎞)가 한 가운데로 몰리자 힘있게 밀어쳐 오른쪽 담장(비거리 105m)을 넘겼다. 한화는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김태균의 활약을 앞세워 넥센을 3-2로 꺾고 시범경기 첫 승을 올렸다.
김태균은 올 시즌에 앞서 "올시즌 타율 보다는 홈런과 타점에 신경 쓰겠다"고 천명했다. 4할 타율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전무후무한 기록이지만 팀 성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태균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팀에게는 홈런과 타점이 더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올해는 목표를 달리하겠다"고 했다.
시범경기 첫 홈런은 이러한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볼카운트가 유리하자 마음 먹고 큰 것을 노렸고 다음 타자에게 찬스를 이어주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김태균은 경기 후 "과거 홈런이 많이 나올 때는 밀어친 타구가 많았는데 지난해는 밀어쳐서 홈런을 친 게 거의 없었다. 이 홈런으로 올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8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공식 경기 첫 승을 거둔 김응용 감독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선발 중간 마무리 투수들을 점검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포항에서는 두산이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완벽한 투구에 힘입어 NC를 1-0으로 제압했다. 니퍼트는 이날 5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무실점 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9㎞까지 나왔고 68개의 공을 던지면서 2개의 삼진을 잡았다. 올 시즌도 변함없이 잠실 곰의 1선발로 활약할 니퍼트는 쾌조의 몸상태를 자랑했다.
이날 NC 타자들은 니퍼트의 공을 전혀 때리지 못했다. 대부분의 공이 직구(커브, 슬라이더 9개, 체인지업 8개)였지만 몸쪽과 바깥쪽으로 꽉 찬 공에 움찔하기 바빴다. 첫 안타도 5회 1사 후 5번 모창민이 때렸다. 4회까지 12명의 타자는 1루 베이스조차 밟지 못했다. 니퍼트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투구였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6회 1사 만루에서 2번 허경민의 중견수 플라이로 1점 차 승리를 완성했다.
SK는 홈인 인천에서 LG에 4-3 역전승을 거뒀고,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롯데를 5-3으로 꺾고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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