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손이 아닌 발로 하고, 몸 싸움이 격렬한 탓에 많은 점수가 나지 않는 종목이다. 90분간 득점 없이 헛심 공방을 펼치는 경우도 잦다. 그런데 영국 웨일스의 한 여자 축구팀은 한 경기에서 무려 43골이나 허용하는 참패를 당했다. 그리고 나서 리그 탈퇴를 선언했다.
캐어필리 캐슬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카디프 메트로 대학 여자 축구팀과의 2012~13 웨일스 여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0-43으로 졌다. 대략 2분당 1골을 내준 셈이다. 캐어필리 캐슬의 대패는 한 두 번이 아니다. 올 시즌 10경기를 치러 총 219골을 내줬다. 반면 득점은 단 1골뿐이다. 0-43으로 패하기 전에도 0-36, 0-28, 0-26, 0-21 등 수 차례 참패를 당했다.
1999년 창단해 2010년 프리미어리그에 뛰어든 캐어필리 캐슬은 첫 시즌에 4승2패로 남부 지구 5개 팀 중 3위를 차지했고, 2011~12 시즌엔 1승2무4패로 4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까지 지구끼리만 치르던 경기를 통합해서 치른 올 시즌부터는 현격한 실력 차만 확인한 채 14일 리그 탈퇴를 선언했다.
리그를 탈퇴했기 때문에 올 시즌 캐어필리캐슬이 남긴 기록은 삭제되고, 기존 12개 팀에서 11개 팀 체제로 운영된다. 줄리 보이스 캐어필리 캐슬 구단주는 11일까지만 해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결과에도 용기로 맞서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버텼으나 0-43의 참혹한 결과 앞에서 결국 백기를 들었다.
캐어필리 캐슬은 웨일스 축구협회를 통해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유감스럽게도 캐어필리 캐슬은 웨일스 여자 프리미어리그에서 탈퇴한다"며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온 팀의 전통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지만 웨일스의 축구 최상위 리그에서 뛰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를 육성하고 실력을 키워 최대한 빨리 리그에 복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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