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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디는 "형제·자매여 안녕하세요"

입력
2013.03.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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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자매들이여, 안녕하세요."

남미 출신의 첫 교황 프란치스코가 13일 교황에 선출된 뒤 흰 의상을 입고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타나 한 말은 짧은 인사였다. 잠시 뒤에는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콘클라베는 로마에 앉히는 일입니다. 추기경 형제들이 로마 주교를 찾으러 세상 끝까지 간 것 같습니다."

교황은 곧 "부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며 고개 숙여 절을 했다. 그러고는 활짝 웃으며 광장의 군중에게 "편안한 밤을 보내라"고 빌었다.

예상 밖의 인물이 교황이 되자 광장에서 어리둥절해 하던 로마의 아드리아노 푸르고니 신부는 "소박한 교황에게 사로잡혔다"며 흥분했다. 그는 세계 가톨릭의 지도자인 교황이 스스로를 '로마 주교'라고 칭해 겸손함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마우리지오 피스콜라 신부도 새 교황이 "대단히 겸손하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소박한 생활로 유명한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으로 선출된 뒤에도 특별 차량을 마다하고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뉴욕의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콘클라베에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이 되는데 필요한 77표를 얻었을 때 추기경들이 손뼉을 쳤다고 전했다. 개표가 끝나고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 책무를 맡겠다고 했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새 교황이 우리의 마음을 얻었다"며 그는 이미 자신의 역할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의 유머는 교황 선출 뒤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돌런 추기경은 교황이 건배를 제안하면서 "하느님이 당신들을 용서하길"이라고 농담해 저녁 자리를 웃음바다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의 말이 "우리 보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는 이날 교황 공식 트위터 계정(@pontifex)을 통해 라틴어로 "새 교황이 나왔다"는 뜻의 글을 처음으로 보냈다. 그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해 12월부터 사용한 계정을 이어받았다.

앞서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성 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군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성당 종소리가 울리고 바티칸과 이탈리아의 군악대가 가톨릭 성가를 연주하며 행진하자 광장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군중은 세계 각국의 국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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