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민 스포츠 활동 진흥에 팔을 걷어붙였다.
푸틴은 13일 아동 스포츠 개선을 주제로 한 정부 회의에서 옛 소련시절 도입했던 체육교육프로그램 GTO 제도를 부활하자고 제안했다. GTO는 1931년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 통치 시절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육훈련 시험으로 포복, 밧줄타기 등 20여개 종목이 있었다. 통과하면 은색 또는 금색 배지를 줬다. 도입 초기에는 체력이 좋은 학생들을 ‘붉은 군대’에 징용하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사라졌다.
유도와 수영 등 스포츠광인 푸틴은 “러시아 어린이들이 수십년 전과 비교했을 때 체력이 심각하게 뒤처져 있다”면서 “체력 단련으로 아이들이 자신과 가족 나아가 조국을 위해 일어서는 법을 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의 제안에 따라 이르면 2016년까지 전국적인 체력훈련 규정이 마련될 전망이다.
푸틴은 이날 미국 영화배우 스티븐 시걸(62)과 함께 모스크바 시내에 무술센터인 ‘삼보-70’을 열었다. 복싱과 스모, 러시아 격투기인 삼보 등을 가르치는 이 센터는 1,6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개장식에 참석한 푸틴은 “아이들이 체육 수업 때 벤치에 앉아 있도록 하면 안 된다”며 “누구도 예외 없이 스포츠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스포츠를 강조해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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