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PM2.5(초미세먼지)는 요즘 같은 황사철에 급증하지만 다른 계절이라고 없는 게 아니다. 항상 감시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2000년대 초부터 감시와 초미세먼지 규제를 시작했고, 중국과 일본도 측정결과를 시시각각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감시와 대책마련 등 모든 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에 있는 초미세먼지 측정소는 현재 20곳. 2007년 백령도에 처음으로 들어선 데 이어 이듬해 서울 불광동, 광주 오룡동 등 2곳이 문을 열었다. 이어 2010년 1곳, 2011년 7곳, 2012년 9곳이 더 늘어났다. 환경부는 2015년까지 측정소를 36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측정결과는 지난해 8월에 전년의 측정치를 종합 발표한 게 전부다. 2012년치는 올해 8월에 공개할 계획이고 실시간 측정치 발표는 2015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발표 자료의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전문인력 양성 등 절차가 필요해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중 유해한 것은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물질이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520만대로 서울보다 100여만대 많은데다 매연 배출이 많은 트럭과 버스가 대부분이어서 워싱턴, 도쿄보다 유해물질 배출량이 3배 이상 많다. 폭죽을 터뜨리는 게 관습인 지난해 춘절(음력설) 직후 베이징시가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1,593㎛/㎥에 달했다. 선진국들의 연중 초미세먼지 관리기준인 15㎛/㎥를 100배 이상 웃도는 수치였다.
전문가들은 국내 측정소 보강 및 결과 발표 시기를 앞당기는 것과 동시에 오염원 관리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오염원 관리는 국내 노후 디젤차량,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과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중국에 대한 외교적인 노력도 포함된다. 지난달에 일본 정부는 중국에 오염물질 배출 억제책을 강화해주도록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아직 중국에 공식적으로 초미세먼지 감축을 요구한 적이 없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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