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고교생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산경찰서는 13일 숨진 최모(15)군의 유서에 지목된 가해자 5명 중 K(15)군 등 3명이 최군을 폭행했다는 주변 친구들의 진술을 확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최군의 중ㆍ고교 동기인 박모(15ㆍ고1)군 등 3명을 상대로 수사한 결과 K군이 중 2, 3학년 시절인 2011, 2012년 교내에서 상습적으로 최군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유서에 언급된 다른 2명도 최군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고, 자신들도 K군 등에게 폭행당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곧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5명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경찰은 이날 최군의 휴대폰 통화 및 컴퓨터 기록, 학교 CCTV 분석에도 착수했다.
최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지난해 2월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학교폭력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필통(必通) 톡(Talk)' 프로그램의 첫 순서로 최군이 다니던 J중학교를 방문, "교내 폭력을 은폐하지 않고 철저히 조사해 개선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전시행정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13일 전문이 공개된 유서에서 최군은 수차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엄마 오늘 못 들어가서 미안해"라고 시작하는 유서는 "내가 덜렁거려서 물건도 잘 못 챙기고. 내 폰도 몇 번씩 고장내고. 하지만 나를 계속 챙겨주던 내 가족들 죽어서도 영원히 사랑할게"라고 쓰여있다.
이날 오전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최군의 장례는 유족들의 오열 속에 치러졌고, 최군의 시신은 화장된 후 팔공산 도림사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경산=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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