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우유 주사'로 불리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 불법 유통ㆍ투약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탤런트 박시연(34) 이승연(45) 장미인애(29)씨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은 방송인 현영(37)씨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지방 분해 목적의 카복시 시술 등을 받는 것처럼 꾸며 서울 강남의 병원 2곳에서 총 185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다. 이씨는 같은 수법으로 111회, 장씨는 95회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다. 검찰은 42회 투약한 것으로 밝혀진 현씨는 상대적으로 횟수가 적고 2011년 이후 투약을 중단해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한 환자들에게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불법 처방ㆍ투약해온 산부인과 전문의 A(44)씨, 마취전문의 B(46)씨와 상습투약자 L(33)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수사가 시작되자 의사에게 진료기록부 파기를 요청한 이승연씨 소속 기획사 대표 L(38)씨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하는 등 모두 11명을 사법처리했다고 밝혔다.
의사 A씨와 B씨는 통증치료용 침 시술, 카복시 시술 등을 빙자해 각각 91회, 14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했으며 진료기록부를 허위 작성하거나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L씨는 지난해 다른 방송인에게 프로포폴 투약 병원을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 2월 프로포폴이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로 지정된 이후 병ㆍ의원의 프로포폴 남용 사실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환자와 의사 모두 '시술과 함께 프로포폴을 처방해 투약하면 불법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특히 병원들이 통증 치료 등으로 포장해 오남용을 부추겨 중독자를 양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