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 암살작전인 ‘7월20일’에 참여했던 유일한 생존자가 사망했다. AP통신은 에발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가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의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1922년 당시 독일 영토였던 폼메라니아(현재 폴란드령)에서 태어난 폰 클라이스트는 군 복무 중 장교인 클라우스 폰 스타우펜베르크로부터 히틀러 암살에 동참할 것을 제안 받았다. 그는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있다가 이를 히틀러 옆에서 터뜨리는 역할을 맡았지만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폰 스타우펜베르크는 다시 그를 찾아와 ‘7월20일’ 암살 작전을 제안했다. 그러나 히틀러가 회의하는 자리에서 폭발물이 든 서류 가방을 터뜨린다는 이 작전도 결국 실패, 관련자 수십 명이 체포돼 처형됐다. 폰 클라이스트도 체포돼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풀려났다.
2차대전 이후 폰 클라이스트는 뮌헨안보회담을 설립한 뒤 이를 전세계 최고위급 외교관과 군장성이 모여 안보 정책을 논하는 비공식 모임으로 발전시켰다. 91년엔 뮌헨회담을 이끈 공로로 미국 국방부로부터 국방공로훈장을 받았다. 그가 참여한 ‘7월20일’ 작전은 2008년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발키리’로 제작됐다. 발키리는 암살작전의 암호명이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