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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기만 하던 '거실 꽃정원'… 초짜도 100%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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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기만 하던 '거실 꽃정원'… 초짜도 100% 성공한다

입력
2013.03.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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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지만 봄은 성큼 와 있다. 꽃망울이 터지려면 아직 2주쯤 기다려야 하지만, 코끝을 간지럽히는 달짝지근한 봄 공기가 마음을 설레게 한다. 꽃을 기다리는 조급함을 누그러뜨릴 필요 없이 봄을 집에다 들여다 놓자. 꽃은 보고 싶지만 손만 댔다 하면 화분이 죽어버려 키울 엄두를 못 내는 이들이라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수경재배를 소개한다. 따로 신경쓰지 않아도 봄철 내내 싱싱한 꽃을 볼 수 있는 간편한 재배법이다. '살림의 여왕'마샤 스튜어트가 아니더라도 뚝딱 만든 워터가든으로 거실을 화사하게 꾸밀 수 있다.

알뿌리 식물이 수경재배 적합

수분이 부족해 꽃잎이 시든 경우 물을 주면 금방 싱싱해지지만, 반대로 물을 지나치게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버린다. 식물을 키우는 데는 차라리 무심한 편이 낫다. 오베르 플라워 플로리스트 이지선씨는 화분을 너무 지극정성 키우려다가 오히려 화초를 죽일 수 있다며 수경재배를 추천한다. 수경재배는 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을 때마다 물만 보충해 주면 되니 바쁜 직장인들이나 식물 재배에 서툰 주부들에게도 유용하다.

수경재배에 적당한 식물은 알뿌리식물이다. 둥근 공처럼 생긴 뿌리 안에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저장하고 있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진한 향기를 자랑한다. 알뿌리식물들은 보통 2~3월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 향이 진하고 자라는 속도가 두드러지게 보여 키우는 맛이 나는 히아신스, 포도처럼 작은 방울꽃이 촘촘히 달린 앙증맞은 무스카리,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나르시스를 학명으로 하는 늘씬하고 어여쁜 수선화, 원색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튤립 등이 대표적이다. 생육 속도에 따라 가격 차가 있지만 남서울화훼시장 등 서울 외곽의 꽃시장에서는 1,500원 정도, 강남고속터미널 꽃상가에서는 2,500원, 동네 화원에서는 3,000~5,000원에 살 수 있다. 알뿌리식물은 아니지만 싱고니움, 워터코인, 물배추, 부레옥잠, 행운목, 개운죽, 아이비, 시피루스 등도 수경재배에 적당하다.

여러 식물 모은 미니정원도 가능

수경재배는 물을 주는 주기가 각각 달라 한 화분에서 키우기 힘든 식물들을 한데 모아 나만의 미니 정원을 꾸미는 데도 적합하다. 화분에서 키우다 수경재배로 옮기는 것은 초보라도 쉽게 할 수 있다. 단, 처음부터 깨끗하게 흙을 털어내려다가 뿌리를 상하게 할 수도 있으므로 어느 정도 흙을 제거한 후 물에 잠깐 담가 놓았다가 물 속에서 흔들어 털면 깨끗해진다. 물에 옮긴 다음에도 구근이 상하면 식물이 금방 썩기 때문에 물은 구근에 닿지 않고 뿌리만 닿도록 부어야 한다. 이때 차가운 물을 바로 넣지 말고 하루 정도 상온에 뒀다가 물을 채워 주면 좋다.

투명 화기에 식물을 넣을 경우 색색의 뿌리를 함께 보는 것도 재미인데, 돌이나 나무껍질을 넣으면 지지 역할을 하고 장식적 효과도 배가된다. 이 경우 화기가 너무 짧으면 식물이 자라면서 꽃대가 휠 수도 있으니 적당한 지지대를 만들어주거나 휘지 않도록 아예 길다란 화기를 고르는 게 좋다. 물은 자갈이 마를 정도가 되거나 물때가 끼어 탁해질 때쯤 갈아주면서 채우면 되는데 고정해 놓은 식물이 위치가 영향을 받아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기름 옮길 때 쓰는 수동 펌프 등을 이용하면 된다. 맥반석이나 참숯을 함께 넣어 두면 그냥 물만 넣었을 때보다 깨끗함을 오래 유지한다. 햇빛이 있는 곳에 두어 물이끼가 생겼다면 식물의 뿌리와 돌을 한 번 씻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구근만 말렸다가 매년 봄 재활용

직사광선이 직접 닿거나 너무 건조한 곳만 피하면 집안 어디에 두어도 잘 자란다. 꽃대가 지고 잎사귀만 남으면 다시 흙에 옮겨 심으면 된다. 부지런한 식물 애호가라면 구근을 보관했다가 다시 키울 수 있어 경제적이기도 하다. 잎사귀가 시들면 잎사귀와 잔뿌리를 모두 자른 후 구근만 양파망에 담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여름 내내 말렸다가 냉장고 야채칸에 보관한다. 저온처리는 다음해 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데 꼭 필요한 과정으로 45~50일 가량이면 된다. 이렇게 보관해 놓은 구근을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쯤 다시 화분에 심는데, 알뿌리가 살짝 보이도록 해서 흙을 덮어준다. 이렇게 두세 달쯤 놓아 두었다가 다시 수경재배를 할 수도 있다. 농사 짓듯이 계속 기를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천연 가습기 역할까지 해 집안 곳곳에 배치하면 적당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어 좋다. 은은한 향기가 퍼져 방향제 효과도 함께 하는데, 특히 히아신스는 진한 향기와 다양한 색깔이 매력적이라 가장 많이 찾는 알뿌리식물이다. 흙먼지 날리고 벌레가 꼬이는 걸 꺼리는 깔끔한 주부라면 물컵에 작은 알뿌리 하나만 옮겨 식탁이나 싱크대 옆 한 켠에 화분 대신 놓아두고 봄의 정취를 감상하기에도 딱이다.

■ 알뿌리식물로 미니정원 만들기

1. 충분히 물을 줘 흙이 습기를 蛋鳧?상태에서 화분에서 뿌리를 조심스럽게 빼낸다.

2.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여러 번 흔들어 흙을 턴다.

3. 물에 흔들어 씻은 후 잠깐 물에 담가놓으면 뿌리가 깨끗해진다.

4. 깨끗이 닦은 큰 돌을 먼저 넣고 식물을 넣어 자리를 잡는다.

5. 작은 돌을 채워 뿌리가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다.

6. 구근에 닿지 않고 뿌리만 잠길 정도(자갈에 물이 찰랑찰랑할 정도)로 물을 부어준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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