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전남 순천만에 도입되는 무인궤도차(소형경전철, PRT)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일인 4월 20일에 개통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 개통은 정원박람회 폐막 후인 10월말쯤에나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만경전철이 정원박람회 기간 교통수단으로서 역할을 못하게 되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순천시와 시의회, 시행사인 (주)순천에코트랜스 등에 따르면 무인궤도차 설치 공사 전체 공정이 97%에 그친데다 궤도 차량 40대의 조립이 어렵고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아 정원박람회 개막 때 개통은 어렵다며 10월말쯤 정상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거장 건축공사와 레일설치 등 토목공사는 일부 완료됐으나 전기·제어 장치와 차량 조립이 현재 진행 중이다. 1월말 무인궤도차 기능과 동일한 유지보수차량 1대가 정거장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으나 교통안전공단의 안전성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다. 스웨덴에서 들여온 차량 부품공급도 지연돼 조립 공정이 수개월 늦어졌다.
현재 차량 조립은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진행 중이며 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우선 차량 20여대를 순천만에 투입해 시험 운전할 예정이다.
순천시는 시운전 기간인 4월부터 하루 승객 100명을 무료로 탑승키고 5~8월 사이 500명, 9~10월 1,000명으로 무료 탑승객을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개막 때 하루 이용객이 100명에 그치고 무임승차여서 사업부실과 행정신뢰 실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시가 그동안 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경전철을 개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정상 운행이 어렵게 되자 정원박람회 사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여 책임회피용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순천시의회 김석 의원은 "경전철은 정원박람회장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행사 기간에 정상 운영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놓고 이제 와서 개통이 안 되자 말을 바꿔 '상관없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시가 행정의 신뢰를 잃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경전철에 대한 기대가 컸음에도 시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발을 뺀 듯한 모양새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자체 개발해 국내에서 첫 도입한 철도시스템인 순천만경전철은 국제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을 잇는 핵심도로 4.6㎞ 구간에 높이 2.5~4.5m 궤도를 놓고 운전사 없이 목적지까지 운행하는 무인궤도택시로 차량크기가 4~6인승 규모다.
순천시와 포스코는 2011년 실시협약을 맺고 포스코가 610억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포스코가 30년간 독점 운영한다. 당초 운영계획은 지난해 12월에 모든 공사를 완료하고 시운전용 궤도차를 투입 3~4개월간 시험 운행한 뒤 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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