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가 또 다시 세인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재홍 총장이 13일 신임 부총장을 임명한 것을 놓고 학내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내홍의 불씨를 댕긴 당사자는 다름아닌 서재홍 총장과 K교수. 서 총장이 이날 부총장으로 박해천 대학원장을 임명하자, K교수는 "서 총장이 6개월 동안 (나를)기만하고 결국 인격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지난해 9월 치러진 제15대 총장 선거에서 1위를 한 서 총장이 2위를 한 자신을 부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해놓고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당시 법인 이사회는 총장 임명을 앞두고 총장 후보자로 추천된 서 총장과 K교수에게 "둘 중에 누가 총장이 되든 학내 화합을 위해 나머지 한 분을 부총장으로 임명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고, 서 총장과 K교수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실제 서 총장은 K교수를 부총장 후보로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에 단독 추천했지만 이사회의 월권 논란이 일면서'K교수 카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고심을 거듭하던 서 총장은 지난 8일 박 대학원장과 황모 교수를 부총장 후보로 복수 추천했고, 이들에 대한 적격 심사가 통과되자 박 대학원장을 부총장으로 임명했다.
K교수는 "지난해 서 총장도 대학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총장 선거에서 경쟁을 했던 1ㆍ2위 후보자가 함께 해야 한다는 이사회의 의견을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였다"며 "서 총장이 이 같은 약속을 파기한 데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4대 총장 본선거에서 2위를 한 후보가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임명됐다가 자진 사퇴하는 등 총장 선거를 둘러싼 학내 갈등 해소와 화합을 위해 손을 잡겠다던 경쟁자들이 다시 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당장 조선대 주변에선 "K교수가 (부총장)자리에 연연해 하고 있다. 또 다시 대학사회를 계파싸움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K교수는 최근 대학 내부게시판에 "서 총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난 글을 올리기도 했다.
모양 사납기는 서 총장도 마찬가지다. 취임 일성으로 화합을 강조했던 서 총장이 K교수에게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부총장을 임명한 것은 결국 학내 갈등의 골만 키우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적의 수장을 데려다 부총장에 앉힌다는 발상 자체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의 한 관계자는 "서 총장이나 누구나 할 것 없이 구성원들간 화합을 강조하더니 결국 이 말은 모두 정치적 수사(修辭)였냐"며 "부총장 임명 문제를 통해 전임 총장 때부터 보아온 도토리 키재기식 학내 계파싸움을 보는 것 같아 한심하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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