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운용비는 높으면서 수익률은 낮은 변액보험 소규모펀드를 중ㆍ대형펀드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리 대상은 가입 후 3년이 지났음에도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인 펀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변액보험 수익률이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계속됨에 따라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변액보험 소규모펀드에 대한 정리는 2001년 출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ㆍ위험보험료 등 운용비용을 뺀 금액을 펀드에 적립해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다. 변액보험 수익률은 위탁 받아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에 크게 좌우되는데, 50억원 이하 소규모펀드는 그 이상의 펀드에 비해 운용비용은 높고 수익률은 떨어진다. 실제 10억~50억원 미만 규모의 변액보험 펀드는 50억~100억원 규모의 펀드보다 수익률이 0.5%포인트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펀드 규모가 작을 경우 채권형은 자유로운 채권거래가 곤란하고, 주식형도 분산투자를 위한 효율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용 보수가 적어 자산운용사가 운용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할 가능성도 있다.
정리 대상인 50억원 이하 소규모펀드는 전체 변액보험 펀드 799개 가운데 174개(21.8%)를 차지하며 순자산 규모는 평균 22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이 가운데 30%가량을 우선 상반기에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약관상 해지사유가 분명하고 유사 펀드가 있는 소규모펀드부터 중ㆍ대형펀드로 이전한다. 계약자에게 펀드 해지계획을 통지하고, 해당 보험사가 위탁·운용하는 다른 중·대형 펀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금융위는 연내 보험업법 등을 개정해 소규모펀드 해지사유 등을 법규화할 예정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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