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는 4ㆍ24 서울 노원병 보궐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권 주자들이 다수 출마하는 상황을 상정한 여론조사에서 안 전 교수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야권 단일화 여부가 판세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 등 야권의 내부 사정이 복잡한데다 저마다 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 현재로서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우선 안 전 교수부터 11일 귀국 기자 회견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해 "정치공학적 접근은 하지 않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미 진보정의당 공천이 확정된 김지선 후보는 12일 "가장 중요한 단일화 주체인 분이 거부 의사를 밝힌 마당에 야권연대는 현실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아직 후보를 낼지조차 당론을 모으지 않았지만 내부 의견은 분분하다. 지난 대선에서 안 전 교수에게 빚을 졌던 만큼 이번에는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1 야당으로서 당연히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박용진 대변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정면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일단 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며 이번 주 안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야권 주자들의 난립으로 선거전이 혼전 양상을 빚게 되면서 여당의 우세 쪽으로 분위기가 잡힐 경우 야권후보 단일화 이야기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10일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다자대결 구도에서 안 전 교수는 35.4%의 지지율을 얻어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후보로 상정한 새누리당(29.5%)에 근소하게 앞섰다. 민주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은 13.2%, 김지선 후보는 9.2%였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면 야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막판 단일화가 시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