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치유 의학의 대가로 통하는 디팩 초프라(66)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내과전문의로, 영성 철학자이자 대체의학 권위자이기도 한 그는 경희대 한의대 초청으로 한의학을 접목한 ‘통합의학’ 연구 논의를 위해 방한했다.
초프라 박사는 12일 경희대 특강에 앞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 의학으로 병을 치료하는 데 한계를 인식하게 돼 대체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동ㆍ서양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질병 자체나 병인(病因)에 관심을 갖는 기존 의학과 달리 우리 몸은 모두 연결돼 있어 사고 과정의 변화가 뇌와 몸 속 세포의 호르몬과 물질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고 있다. “뇌와 심장이 우리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가장 잘 보여줍니다. 삶이 활기찰 때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박동이 줄어들죠. 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높으면 자존감도 높습니다. 도파민은 우울증과 관련 있는 호르몬이죠. 이런 걸 보면 우리 감정이 삶과 밀접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몸에 연결된 생물학적 현상들에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마음과 정신세계에 혼란이 오고 정리가 안 되지만, 대개가 자신의 주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바깥에서 답을 찾고 있는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국은 서양 문물을 도입해 굉장히 발전했잖아요. 근데 자살률이 높고 가족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요. 외형적인 것을 너무 중요시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1996년 초프라 웰빙센터를 차려 명상과 음악 등을 통한 심신 치유를 시도하고 있는 그는 지친 사람들을 위해 일명 ‘스톱’(STOP) 이라는 비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잠깐 멈추고(Stop), 숨을 깊게 들이 마시세요(Take a deep breath). 자신을 돌아본(Observe your body) 후에 안정을 찾으면 기쁜 마음으로 다시 일을 시작(Proceed) 할 수 있는 겁니다.”
명상 등을 통한 힐링이 위안을 줄 순 있으나 현실 세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못 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 그는 이에 대해 “그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구직자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구직자는 자신이 문제가 있어서 직업을 못 구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명상하고 지속적으로 연습하면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취업하지 못해 자책하던 사람도 스스로 변화하면서 보는 관점이 달라져 ‘이젠 일을 구할 기회가 더 많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연습해 보세요.”
시간에 쫓겨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계속 달리기만하면 현재를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계획을 세워 목표를 달성하면 또 다른 앞날을 걱정하게 되는 것이죠. 천천히 하고, 현재를 즐기세요. 그게 정답입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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