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임귀열 영어] Mercy surpasses justice (관용이 정의보다 낫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귀열 영어] Mercy surpasses justice (관용이 정의보다 낫다)

입력
2013.03.12 12:33
0 0

Abraham Lincoln 대통령은 ‘적을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그를 친구로 만드는 것’(The best way to destroy an enemy is to make him a friend.)이라고 말했다. 그의 정치 역정에는 관련 기록이 많다. 영국의 극작가 Oscar Wilde도 ‘적을 용서하는 것보다 그들을 애타게 하는 것은 없다’(Always forgive your enemies nothing annoys them so much.)면서 상대를 포용하는 것이 최고의 복수 방법이라고 했다. 영국의 철학자 Francis Bacon은 ‘복수를 하면 적과 대등해지지만 그것을 눈감아주면 자신이 이기는 것’(In taking revenge, a man is but even with his enemy but in passing it over, he is superior.)이라고 말했다. 이런 말은 모두 성서의 ‘Love your enemy’(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손자병법(Sun Tzu, The Art of War)에서는 ‘적과 멀다면 그와 가까운 것처럼 믿게 하라’(If you are far from the enemy, make him believe you are near.)고 했고 ‘힘이 있을 때 약한 것처럼 보이고 스스로 약할 때는 강한 것처럼 보이라’(Appear weak when you are strong, and strong when you are weak.)며 요령을 주문한다. ‘적을 이기는 최선의 무기는 다른 적을 만들어 보이는 것’(The best weapon against an enemy is another enemy.)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방법도 소개된다. Napoleon Bonaparte 은 ‘한 명의 적과 오래 싸우다 보면 당신의 싸움 기술을 다 보이게 된다’(You must not fight too often with one enemy, or you will teach him all your art of war.)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런데 적을 만들기는 쉬워도 용서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Olin Miller 의 말처럼 ‘적을 보복한 뒤에 용서하는 것이 낫다’(It's far easier to forgive an enemy after you've got even with him.)고 믿는 사람들은 반드시 복수를 꾀하기 때문이다. 아테네의 비극시인 Sophocles는 ‘적이 없다는 것은 나쁜 조언보다는 더 심각한 것’(No enemy is worse than bad advice.)이라고 말하며 경쟁과 적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음을 말했다.

한국 사회처럼 이념 세대 등의 갈등이 큰 나라도 없을 것이다. 이슈마다 진보냐 보수냐 가르고 상대는 적이 아니면 친구로 나뉜다. 선거 때 기회만 있으면 대통합과 대탕평을 외치던 사람도 집권하게 되면 자기 사람만 심어 놓는다. 그런 면에서 링컨 대통령이나 오바마 정부가 경쟁자나 상대 진영을 내각에 중용하는 ‘Mercy surpasses justice’(정의보다는 관용)의 정신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