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2일 내부 직원들의 인사청탁과 줄대기 문화를 엄중 경고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이날 2만6,000여 전 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인사청탁을 하는 임직원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인사대상에서 제외하고 필요시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편지에서 "저금리ㆍ저성장 위기 상황에 일부 임직원들이 업무는 소홀히 하면서 인사청탁과 줄대기에 여념이 없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청탁이 제일 많은 곳이 우리금융'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는데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금융권에서는 정권 교체 후 본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미묘한 시기에 이 회장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나름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적어도 내년 3월 임기까지 책임지고 직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란 것이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날선 비판에 대한 우회적 답변이란 시각도 있다. 신 내정자는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우리금융 조직이 정치화됐다"며 "(금융산업에)관치(官治)가 없으면 정치(政治)가 되는 것이고 정치가 없으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내치(內治)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그룹의 인사는 어떠한 외압과 청탁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유능한 인재가 우대받고 중용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실시함으로써, 능력에 따른 공정한 인사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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