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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스타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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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스타와 배우

입력
2013.03.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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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배우는 어떻게 다를까, 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인기가 많으면 스타? 연기를 잘 하면 배우? 연기도 잘 하고 인기도 많으면? 스타배우라 하면 되나? 갸웃갸웃 스쳐간 생각을 붙잡아 좀더 섬세한 구분이 하고 싶어진 건 내가 끌리는 이들이 두 부류로 나뉜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되면서였다. 자기 매력이 무엇인지 잘 아는 이들이 있다. 비단 외모에서만이 아니라 성격이나 기질, 취향에 있어서도 말이다. 그 빛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아 자기 안에서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 하는 일이 무엇이든 스타로서의 재능을 타고난 것일 테다. 반대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잘 알고 객관화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콤플렉스는 보통 감추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감추려 한 흔적 자체가 흉해 보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령 대머리를 조금이라도 감추기 위해 왼쪽 머리칼을 있는 힘껏 오른쪽으로 넘겨 빗은 스타일. 안 그러는 편이 더 낫다는 걸 자신만 모르고 남들은 다 안다. 콤플렉스를 내 것으로 적극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람. 그것을 드러냄으로써 기묘하게 매력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사람. 배우로서의 기질을 타고난 것일 테다. 원래 지닌 빛을 더 찬란하게 할 수 있는 스타. 내 안의 어둠을 빛으로 끌어낼 수 있는 배우. 나는 양쪽의 아름다움을 다 좋아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후자 쪽에 더 끌리는 건, 감추고 싶은 나의 결점 앞에서 나 스스로 더 솔직해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일 것이다.

신해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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