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종교에 심취한 70대가 죽은 사람이 부활할 것이라며 시신과 함께 반년 가량을 지내다가 자신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후 10시쯤 대구 북구 모 아파트에서 이모(70ㆍ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은 “어머니께서 전화를 받지 않아 가 보니 방에 반듯이 누워 숨져 있었고, 거실에는 이불에 덮인 사체가 놓여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숨진 지 하루 정도 지났고, 거실에 누워 있는 시신은 50~70대 여성으로 6~8개월 전쯤에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신원미상의 시신에는 온 몸에 천 종류가 여기 저기 붙어 있었던 것으로 미뤄 부활을 기대하며 주검을 보살펴 온 것으로 보인다.
유사종교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2년 전에도 조카가 숨지자 자신이 부활시킨다며 조카 며느리를 종용, 장례를 치르지 않고 1년 반 동안 백골이 되도록 주검을 돌본 사실이 드러나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종교 약국 병원을 없애고 나를 믿으면 병도 낫고 원하는 바가 이뤄진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에 백골로 발견된 여성도 이씨를 추종해 온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유사종교에 심취한 이씨가 추종자가 숨지자 부활을 기대하며 돌보다가 자신도 노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가리는 한편 ‘성원’으로 알려진 종교의 발생시기와 추종자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채승훈 인턴기자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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