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어제 오후 귀국, 4월 재보선 서울 노원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대선 투표 당일 미국으로 떠난 지 83일 만이다. 그는 인천공항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삶과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며 노원병 보선 출마는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현실정치 참여 의사를 명백히 하고 출국했던 만큼 그의 정치재개 선언 자체가 놀라울 것은 없지만, 시점 상 정치적 여파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그의 보선 출마는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갈등 해소에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안보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한 정치권의 역할에 쏠린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여야의 구태의연한 정치야말로 '안철수 현상'의 정치적 토양이다. 그의 귀국을 앞둔 여론조사에서'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통합당을 두 배 이상 웃돌 정도로 그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식지 않았다. 그의 정치 재개는 우선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한다. 아울러 그가 표방한 '새로운 정치'의 흡인력에 맞서야 할 여당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반면 그의 노원병 출마 선언은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등 야권의 재보선 전략에 차질과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감시와 견제에 필요한 제1야당의 안정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노원병 지역은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의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민주당이 후보를 보탤지는 불투명하지만 3파전 또는 4파전 구도가 되면 여당 후보의 어부지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명색이 제1야당이 외부 사정을 이유로 후보를 안 내기도 어려워 민주당의 부담이 크다. 5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쳐, 안정적 재정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안 전 교수는 회견에서 보선에서 당선되면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신당 창당 뜻을 내비쳤다. 야권 재편 등 정치지형의 큰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안 전 교수가 이런 부담 속에'새로운 정치'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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