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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제거 20%… 31만명 끝 모를 피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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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제거 20%… 31만명 끝 모를 피난생활

입력
2013.03.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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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東北) 대지진 발생 2주년인 11일 일본 열도 전역에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2년 전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한 오후 2시46분을 기해 각지에 울려 퍼진 사이렌에 맞춰 추모객들은 묵념을 올렸다. 다양한 추모 행사도 잇따랐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이날 도쿄도 지요다구 국립극장에서의 추도식에서 "지진으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지진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원전사고에 관해 "전례없는 피해와의 싸움이다. 보다 정성껏 부흥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는 재임 중 "원전사고는 거의 수습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진과 원전피해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은 각종 수치를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일본 부흥청에 따르면 도호쿠 대지진으로 전국에 피난중인 주민은 31만5,196명으로 집계됐다. 8일 현재 사망자는 1만5,881명, 실종자는 2,66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가 1만5,854명임을 감안하면 1년간 27명의 신원을 추가 확인하는 데 그쳤다. 지진으로 발생한 쓰레기는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도호쿠 3현에서만 2,669만톤이 발생했으나, 현재 처리된 양은 35%에 그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사고의 복구 작업은 더욱 더디다. 각 지자체는 19만9,000여 주택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작업을 마친 주택은 19.7%에 불과하다. 도쿄(東京)신문은 "자체집계 결과 대지진 관련 사망자 중 789명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병원 기능 마비와 피난 도중의 스트레스 등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반박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과 피난민 등 1,700여명은 이날 일본 정부와 원전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600억원대 집단소송을 후쿠시마 지방법원 등에 제기했다. 정부를 상대로 원전사고 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원고들은 소송에서 방사선량을 사고 이전 상태로 되돌릴 때까지 위자료, 피난 실비, 휴업 손해배상 명목으로 매달 1인당 5만엔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청구금액은 53억6,000만엔(610억여원)을 넘을 전망이다.

변호인단은 소송 대상에 정부를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 "원자력 사업은 국책으로 추진해온 만큼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에 참여한 원고뿐 아니라 모든 피해자가 같은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만들 것을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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