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다시 1위(매출액 기준)에 올랐다. 3분기 삼성전자에 내준 1위 자리를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엎치락뒤치락 양사의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42.7% 점유율을 기록, 1위를 탈환했다. 앞선 3분기에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28.7% 점유율로 2위가 됐다.
애플이 1위를 되찾은 건 신제품이었던 아이폰5 효과 때문.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출시 후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신제품효과가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애플제품은 삼성전자 제품보다 판매가격이 높다. 때문에 똑 같은 물량을 팔아도, 매출액 기준으론 애플이 앞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평균판매단가(ASP)는 641달러. 삼성전자(327달러)의 2배에 달한다. 따라서 매출로 삼성전자가 애플을 이기려면 애플보다 2배 이상 많이 팔아야 하는 셈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판매단가격차는 제품구성에서 비롯된다. 애플의 스마트폰은 아이폰 한 종류 뿐이지만, 삼성전자는 저가폰부터 고가폰까지 수십 종을 판매한다. 고가폰만 비교하면 아이폰이나 갤럭시나 별 차이가 없지만, 삼성전자엔 저가폰도 많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매출 아닌 판매물량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1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1%로 1위, 애플이 20.9%로 2위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신작 갤럭시S4를 공개한다는 방침.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5의 신작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에 삼성전자의 새 제품이 나오면 순위는 다시 바뀔 수 있다”며 “신제품 출시여부에 따라 양사는 역전과 재역전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가 매출액에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3.2%였는데, 전 분기 5위였지만 대만 HTC, 일본 소니 등을 제치고 3위까지 뛰어올랐다. LG전자는 과거 피처폰(일반휴대폰)에선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빅3’에 진입한 적이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선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는데, 야심작 ‘옵티머스G’를 내놓으면서 지난해 4분기 마침내 3위를 마크하게 됐다.
판매량에선 3.9%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3위 중국 화웨이(4.2%), 4위 중국 ZTE(4.0%)와 격차가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아직 애플과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중위권 싸움에선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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