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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냈지만 "장사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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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냈지만 "장사가 안돼요"

입력
2013.03.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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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석(35)씨는 2007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S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열었다. 직장에 들어갔지만 수입이 변변치 않았던 오씨는 부친의 퇴직금 5,000만원을 종자돈으로 했다. 개업한 지 2년째, 길 건너에 다른 편의점이 들어선 시점부터 수입은 반 토막이 났다.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서 24시간 카운터를 봤지만 임대료, 전기료 내고 나면 오히려 적자. 버티다 못한 오씨는 계약기간 1년을 남기고 폐업을 결심했다. 그러자 본사는 "계약기간(5년)을 채우지 못했으니 위약금 2,800만원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취업 문이 좁아진 20, 30대 젊은 층이 편의점 창업으로 몰리면서 경영난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청년 점주가 늘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전국 프랜차이즈 편의점 10곳 중 4곳을 20, 30대 청년 점주가 운영한다. 지난해 말 기준이다. '청년층을 위한 창업자금 지원과 최소 수익 보장'을 내세운 C편의점 프랜차이즈는 올해 20, 30대 점주가 전년대비 각각 17.4%, 23,1% 늘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젊은 층이 이처럼 편의점 창업에 몰리는 이유는 평균 5,000만원 정도의 적은 투자비용 때문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종의 평균 투자 비용이 2억 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나은 사업아이템을 찾기가 힘든 셈이다. 여기에는 취업 못한 자녀의 창업에 힘을 보태겠다는 부모세대의 퇴직금까지 맞물려 있다.

하지만 막상 장사를 시작한 청년 점주 중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다. S프랜차이즈 편의점 점주모임의 한 관계자는 "경영난을 호소하며 상담하는 점주 가운데 3명 중 2명이 20, 30대 청년 점주들"이라며 "창업 1, 2년 내 폐업을 고려하는 청년 점주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는 편의점 브랜드간의 출혈경쟁으로 한 상권 안에 다수 편의점이 난립하고 있는 데다 매출의 최대 70%에 달하는 비싼 가맹점 수수료 때문. 특히 청년 점주 대부분은 자본부족으로 임대료가 싼 주택가 주변에 소규모 점포를 내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장사가 부진해도 폐업조차 쉽지 않다. "최소 월 500만원 수익을 보장한다"는 편의점 본사 영업직원의 말에 혹해 2011년 가게를 열었다가 1년 6개월 만에 문을 닫은 이기섭(32)씨는 "수 천 만원이나 되는 위약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끌고 가다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 수순을 밟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각자 상황에 맞는 계약을 했을 뿐 위법한 사항은 없다"며 "일부 청년 점주들이 장사가 안되면 무조건 본사를 비난한다"고 주장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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