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최석문)는 현직 판사에게 청탁, 이혼 소송에서 승소하게 해 주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이모(44)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 내용을 바꿀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거액을 편취하고, 형사 사법 체계의 공정성을 훼손한 점이 인정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2007년 5월 이혼 소송 중이던 박모(53)씨에게 접근해 "잘 아는 판사가 있어 원하는 조건으로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며 접대 등 청탁 명목으로 같은 해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총 2억 7,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징역형과 함께 법정구속됐다.
이씨는 2006년 1월 선고된 이혼 소송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심을 준비하던 박씨를 부산 연제구 한 커피숍에서 만나 "이혼 할 아내에게 재산을 주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박씨는 이듬해 1월 확정된 항소심에서'4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라는 등 1심과 유사한 내용의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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