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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도 악기도 다르지만 음악으로 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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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도 악기도 다르지만 음악으로 통해요"

입력
2013.03.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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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큰 문제는 없어요. 우리는 음악으로 소통하니까요."

한국으로 온 이주민들이 국경을 초월한 밴드를 결성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인종의 이주민들이 각각 그 나라만의 전통악기로 서로 다른 장르의 곡을 연주한다는 뜻의 '지구인 뮤직밴드'를 만든 것이다.

이주민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아시아미디어컬처(AMC) 팩토리 소속인 이들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올해 초 밴드를 결성했다.

아일랜드 출신 4명, 코트디부아르 출신 2명, 몽골 출신 3명, 방글라데시 출신 3명 등 총 4개국 12명이 단원이다. 직업도 영어교사, 음악담당 기자, 유학생, 전문음악인, 생산직 노동자 등 다양하다. 여러 국적인 만큼 사용하는 악기도 각기 다르다. 바이올린, 하프, 더블베이스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전통 관악기 틴휘슬,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젬베, 서남아시아의 전통 타악기 타블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주민 밴드를 기획한 방글라데시 출신 마붑 알 엄(37)씨는 "혼란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새롭고 설레는 실험"이라며 "기본적인 콘셉트를 정해 각자 연습을 해오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주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민들이 모여 만든 밴드이다 보니 음악의 주제는 주로 고향이나 어린 시절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누군가 작곡을 해오면 함께 편곡하고,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방글라데시어 등 여러 언어로 가사를 번역해 부르기도 한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대화에 어려움이 있지만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면서 이주민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렇다고 실력에서 뒤쳐지는 건 절대 아니다. 밴드에서 보컬을 담당하는 몽골인 가나씨는 자국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4명의 명단까지 이름을 올린 실력파 뮤지션이다. 그는 "노래를 좋아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한국행을 결정하면서 꿈을 접어야 했으나, 다시 노래할 수 있게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구인 뮤직밴드'는 5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이주민 문화예술센터 프리포트에서 첫 공연을 펼치고, 7월에 정식 앨범을 낼 계획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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