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4시30분 새벽 전북 군산 앞바다에 발생한 꽃게잡이 어선 화재 참사(9명 사망, 1명 실종)는 해당 어선의 늑장신고 와 짙은 안개로 인한 구조작업의 지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해양경찰서는 9일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서방 24㎞(13마일) 해상에서 발생한 통발어선 201현승호(20톤급, 승선인원 11명) 화재사고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해경은 유일한 생존자인 기관장 이모(50)씨가 호전되는 대로 화재 원인과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해경은 또 실종자 수색작업을 이틀째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화재를 진압하다 실패하자 바다에 뛰어들었고 신고를 받고 6분만에 출동한 해경에 의해 오전 7시35분 께 10명이 구조됐다. 하지만 이씨를 제외한 9명은 저체온증세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이들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모두 숨졌다.
특히 화재 당시 선원들이 신고를 50분이상 늦게 하는 바람에 화를 키웠다. 구조된 이씨가 기관실 쪽에서 연기가 나 확인해 보니 화염이 기름탱크 쪽으로 옮겨 붙었고, 선원 등이 자체적으로 화재진압을 시도했지만 계속 불이 확산됐다. 그러다 사고 발생후 50분이 지난 시점인 오전 5시 20분쯤 태안어업무선국에 신고가 접수됐고, 이후 선원 10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조건의 악화도 구조작업을 더디게 했다. 이날 출동한 해경과 해군은 경비정과 해군 함선 등을 사고 현장에 보내 구조활동을 벌였지만 이날 짙은 안개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해상에 짙은 안개가 끼어 구조헬기도 제때 뜨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기상조건이 안 좋았지만 화재 당시 바로 해당 어선이 신속하게 신고를 했더라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수온이 영상 2도일 대 생존기간은 45분 정도"라고 말했다.
군산=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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