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관예우 대책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관예우 대책을

입력
2013.03.08 17:38
0 0

"의뢰인들은 똑같은 사건에서 패소해도 대형 로펌이 지면 '대형 로펌의 전관 변호사도 이기지 못할 만큼 어려운 사건이구나'하면서, 개인 변호사가 패소하면 '역시 실력이 없다'고 말한다."

법조계의 전관예우 실태를 취재하면서 한 개인 변호사로부터 들은 하소연이다. 한국일보는 지난 4일부터 4회에 걸쳐 '공직사회 지배하는 로펌' 기획 시리즈를 통해 법조계를 비롯한 우리사회의 전관예우 실태, 특히 대형 로펌의 전관 싹쓸이로 인한 폐해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비판의 대상이 된 대형 로펌들부터 "고삐풀린 전관 영입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을 잘 지적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전관들과 대형 로펌은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있겠다며 뒤에서 웃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사회에 전관예우가 얼마나 뿌리깊이 박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전관들이 대형 로펌에서 한 달에 수억원을 벌어들이는 기현상의 이면에는 이처럼 전관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전관이라는 간판이 있으면 굳이 나서지 않아도 사건이 알아서 따라오기 때문에 대형 로펌은 전관을 모셔가려 애쓴다. 그러나 전관의 실제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법원과 검찰이 예전보다는 투명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있고, 감시의 눈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관들의 몸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왜 그럴까. 결국 이들의 몸값을 지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전관예우가 통할 거라는 사회적 믿음이다.

여전히 남아있는 전관들의 로비 행태를 뿌리뽑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하든 통하지 않든, 아직도 일부 전관은 자신이 몸담았던 공직사회에 부당한 입김을 미치려 하고, 실제로 그들의 눈치를 보는 공직자가 있다. 이런 일을 놔두면서 전관예우는 없다고 국민들이 믿어주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법이 아닌 돈과 인맥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믿음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밑동에서부터 갉아먹어왔다. "국회의 새정부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 전관예우가 이슈화되자 전관들이 오히려 돈을 더 잘 번다"는 비아냥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제대로 된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성택 사회부 기자 highn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