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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vs 관광자원 활용… 다시 불붙는 '제2 제돌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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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vs 관광자원 활용… 다시 불붙는 '제2 제돌이' 논란

입력
2013.03.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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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열네 살 수컷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 '제돌이'는 이르면 7월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다. 제돌이가 제주도에서 불법 포획됐던 사실이 서울대공원 돌고래쇼는 중단됐고, 야생방사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현재 국내 사육시설 5곳에 있는 돌고래는 총 26마리. 여기에 거제시가 내년 1월을 목표로 19마리의 돌고래를 들여와 돌고래 체험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돌고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돌고래를 보호하며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과'생명존중과 생태계에 위반된다'는 비난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거제시가 외자유치를 통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지세포항 일대에 연면적 7,300㎡, 3층 규모의 돌고래 체험장을 만드는 것. 내달 착공에 들어가 내년 1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는 돌고래쇼장으로 기획했지만, 사회적 여론 때문에 돌고래체험시설로 방향을 바꿨다. 러시아 연구소와 일본 다이지(太地)로부터 각각 흰고래(벨루가) 4마리와 제돌이와 같은 종류인 큰돌고래 15마리 등 총 19마리를 전시체험용으로 4월부터 순차적으로 들여온다.

환경단체와 동물단체가 우선 문제 삼는 것은 수입경로다. 일본 다이지는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을 통해 매년 돌고래 약 2,000마리를 '학살'하는 사실이 소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지찬혁 거제통영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다이지에서는 IQ 70~80인 돌고래를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고 일부 살아남은 돌고래를 잡아온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벨루가 역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있는데 체험목적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체험자체가 지능 높은 돌고래에겐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사육시설에 사는 돌고래는 건강유지에 필요한 활동량을 채울 수 없어 스트레스를 받고 만성 위장병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훈련되지 않은 관람객들과의 접촉까지 더한다면 스트레스는 더 심각할 할 것이라는 점이다.

동물단체들은 또 돌고래가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사자, 호랑이와 같은 본능적인 공격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빈번히 발생한다고 전했다. 실제 2010년 2월 미국 시월드 올란도에서 범고래 틸리컴이 여성 조련사를 공격해 숨졌고 지난해 12월 같은 공연장에서 돌고래가 8살짜리 소녀의 손목을 물어버린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돌고래 관련 시설을 만드는 것 자체가 세계적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이미 유럽연합(EU) 소속 국가의 절반이 수족관과 돌고래쇼를 금지했다"며 "사육시설에서는 평균수명조차 살기 어려운 돌고래들을 잡아 가두는 시설을 자본까지 투자해가며 세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사인 ㈜거제씨월드의 입장은 다르다. 우선 반입되는 돌고래들이 불법포획된 제돌이와는 다르다는 것.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국제협약(CITES)기준을 충족하면서 반출국과 반입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 합법적으로 들여온다는 것이다.

또 돌고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관련시설을 세우고 전문 인력들을 보강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내에는 휴식공간을, 실외에는 차광막을 설치 한 체험시설로 구성되는데 서로 다른 서식환경을 가진 흰고래와 큰돌고래는 서로 분리 설치돼 생활하게 된다. 거제씨월드 측은 "한 마리가 받을 수 있는 고객을 정하고, 돌고래가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 관련 시설을 없애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거제씨월드 관계자는 "OECD 회원국 34개국 중에는 21개국이 120여개의 돌고래수족관이나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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