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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갈증 풀어볼까

입력
2013.03.0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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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쇼크'는 잊어라. 한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으로 다소 김이 빠졌지만, 2013 프로야구는 약 한 달 뒤면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9일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는 예비고사다. 승패와 순위 보다는 전지훈련을 마친 각 구단의 전력을 미리 점검해 보는 자리다. 특히 9구단 NC는 시범 경기부터 1군 팀과 경기를 치른다. 확 바뀐 외국인 투수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들의 야구 색깔 등 시범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김응용 vs 선동열, 시범경기 1차전부터 맞대결

올시즌 프로야구의 볼거리 중 하나는 김응용(72) 한화 감독과 선동열(50) KIA 감독 간의 '사제 지간' 맞대결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써왔던 스승과 제자는 올 시즌 처음으로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 한화와 KIA는 당장 9일부터 광주에서 시범경기 1,2차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 '국보급 투수' 선동열과 함께 수 차례 우승을 맛봤다. 삼성에서는 감독과 코치, 사장과 감독 사이로 다시 뭉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떠난 김 감독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한화 지휘봉을 잡으면서 애제자와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상 선 감독의 KIA가 김 감독의 한화를 앞선다. 윤석민과 서재응 등이 버티고 있는 선발진,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이 꾸리는 중심 타선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KIA는 삼성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한화는 작년에 이어 강력한 꼴찌 후보다. 하지만 야구는 모른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 얕은 선수층에도 팀을 정상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일본 전지훈련에서는 KIA와 두 차례 맞붙어 1승1무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영향력 더 커진 외국인 투수들 첫 인상은

9구단 체제로 진행되는 올 프로야구는 반드시 한 팀이 휴식을 취하게 되면서 선발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 극단적으로 1~3선발이 휴식일 전후로 다시 등판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수가 강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공산이 커졌다. 실제로 9개 구단은 약속이나 한 듯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선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구단은 삼성이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2관왕의 주역인 외국인 투수를 모두 바꾸는 모험을 택했다. 올해 사자 군단의 새 얼굴은 밴덴헐크(196㎝)와 로드리게스(193㎝)다. 두 명의 장신 투수는 지난달 괌 전지훈련부터 일찌감치 팀에 합류, 한국 야구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친화력이 뛰어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한화의 새 외국인 투수 이브랜드, NC 마운드의 핵 윌크와 쉬렉, 해커 등도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이들의 개인 성적은 곧 팀 성적이다. 상대적으로 토종 투수들의 선수층이 얇은 한화와 NC는 외국인 투수들이 최소 10승 이상을 해줘야 한다. 여기에 넥센 나이트, LG 주키치, 롯데 유먼 등 재계약에 성공한 투수들은 올해도 작년 못지 않은 활약을 할 전망이다.

류현진의 빈자리 누가 메울까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의 막중한 임무는 '제2의 류현진(LA 다저스)'을 찾는 일이다. '괴물'못지 않은 스타를 발굴해야만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 류현진의 라이벌 김광현(SK)은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시즌 중반에나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오른손 괴물 윤석민도 올해를 끝으로 해외로 진출한다. 결국 내년 시즌 3명의 거물급 스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현재 제2의 류현진 후보로는 유창식(한화) 윤형배(NC) 등이 거론되고 있다. 2011년 7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유창식은 2년 동안 7승(11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류현진의 투구폼을 따라 하고 신무기로 포크볼을 배우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프로의 벽은 높았다. 유창식은 "제2의 류현진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일본 전지훈련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을 정규시즌까지 반드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타자 쪽에서는 롯데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전준우, 지난해 2군을 전전하다가 자존심을 구긴 김동주(두산)의 부활 등이 관심을 끈다. 이들은 시범 경기부터 팀의 4번 타자로 출전해 방망이를 예열할 예정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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