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7일(현지시간)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094호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생산ㆍ수출 통로를 차단하고 돈줄을 옥죄는 강력하면서도 종합적인 제재로 평가된다.
재래식 무기와 WMD 물자, 금융서비스에다 사치품 목록까지 새롭게 작성해 거의 모든 제재 분야에서 촘촘한 그물망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국제법적 효력을 발휘하는 ‘결정한다(decide)’는 표현을 19차례나 사용하면서 회원국에 결의 이행 의무를 부여한 것도 주목된다. 이런 점에서 국제사회의 가장 강도가 센 이란 제재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김숙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 후 특파원들에게 “(결의 2094호는) 가장 강력하고 가장 포괄적인 대북 제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력한 제재 결의 채택과 이행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를 늦추고 불법 행위에 대한 고통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이번 제재의 범위와 폭은 이례적인 것”이라며 “대북제재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의 2094호는 ‘모두 잡는다’는 뜻의 ‘캐치 올’과 이행 강제를 통한 ‘스마트 제재’라는 명실상부한 제재 수단을 총망라했다. 회원국이 WMD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면 어떤 물품도 수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한 것은 캐치 올 조치로 볼 수 있다. WMD 용도로 의심되면 공작기계 등 전략물자 수출입도 금지된다는 얘기다. 기존에는 WMD와 무기 수출입을 금지하고, 관련 물품은 수출입 금지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새 결의에는 완성된 무기뿐 아니라 관련 부품도 수출금지 대상으로 포함됐는데 이것이 캐치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보석류, 고급 승용차, 요트 등의 금수 사치품 목록이 처음 만들어진 것도 북한 지도부에 대한 강력한 압박수단으로 평가 받는다. 회원국 재량에 따라 금수조치를 하면서 일부 국가를 통한 우회 거래로 북한 지도부에게 사치품들이 유입되던 전례를 방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