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을 애도하는데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7일자 1면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각각 베네수엘라에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후 주석은 "차베스 대통령의 서거는 베네수엘라 인민에게 거대한 손실이며 중국 인민도 위대한 친구를 잃은 것"이라면서 "비통하고 애석하다"고 밝혔다.
위정성(兪正聲)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6일 주중 베네수엘라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 그는 "중국 정부를 대표해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당 서열 4위로 정협 주석으로 내정된 위 상무위원이 양회 기간 중 다른 나라 대사관을 찾아 조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자리에는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王家瑞) 당 중앙대외연락부장 등이 함께 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도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걸출한 지도자이자 중국 인민의 좋은 친구로, 양국 관계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차베스의 사망에 중국이 전 지도부가 나서 애도를 표한 것은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차베스는 중국을 무려 여섯 차례나 방문했다. 게다가 차베스는 청년 시절부터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저서를 탐독하며 큰 감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는 "나는 평생 마오쩌둥의 숭배자"라고 말하곤 했다. 그는 중국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큰형'이라 불렀고 중국 요리도 곧잘 먹었다.
게다가 차베스는 반미투사였다. 미국의 아시아 복귀와 중국 포위 전략으로 속을 끓이던 중국이 미국의 코 앞에서 반미를 외치는 차베스를 남달리 여겼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한다.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절실한 중국에게 베네수엘라의 전략적 가치가 다른 나라와 같을 수는 없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 시설 등에 투자해 하루 4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도 3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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