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식스의 매각이 서울연고권과 기업 이미지 경쟁에서 갈렸다.
우리금융지주가 드림식스 배구단의 새 주인이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사회 및 임시 총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를 드림식스의 인수 기업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2년 넘게 끌어온 드림식스 구단의 매각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은행·보험·증권 계열사 12곳을 거느린 종합금융그룹이다.
우리금융지주와 에이앤피 파이낸셜대부(브랜드명 러시앤캐시)가 드림식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해 경쟁을 벌였다. 이날 KOVO 이사 14명 중 13명(KGC 인삼공사 단장 불참)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사회에서 두 기업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배구단 운영 계획 등을 밝혔다. 이사진의 채점 결과 우리금융지주가 1,110점으로 1,055점을 얻은 경쟁자를 따돌리고 최종 인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무기명으로 진행된 인수 기업 선정 과정에서 이사들은 5개 평가 항목에 점수를 매겼다. 재무 건전성, 인수금액이 25점으로 가장 배점이 높았고, 배구 발전 기여도(20점)와 스포츠단 운영 경험(15점), 향후 배구단 운영 및 투자 계획(15점)의 항목이 포함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서울 연고권 20억원, 인수금액 20억원, 컵대회 스폰서(2년) 8억원 등으로 총 48억원을 적어냈다. 에이앤피 파이낸셜대부는 아산을 연고지로 택한 탓에 서울 연고권 20억원을 제외한 25억원과 유소년 발전기금(5년) 25억원을 제시했다.
두 기업이 제시한 금액 차는 불과 2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사진은 서울연고권과 기업의 이미지, 재무건전성 부문에서 우리금융지주를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한 이사는 "재무 건전성과 인수금액의 배점이 높았고 기업 이미지에서 우리금융지주가 많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 연고권 20억원은 KOVO의 운영기금으로 들어온다. KOVO가 2년간 드림식스를 관리하면서 46억원을 썼기 때문에 일정 부분 채워져야 하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사진 13명 중 9명이 우리금융지주를 높게 평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이 여자 농구단과 사격팀, 우리투자증권이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는 터라 스포츠단 운영 경험 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신동영 우리금융지주 상무는 "4월1일 우리카드의 출범에 맞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구단 인수를 추진했다.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힘쓰고 최적의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서울을 연고로 하되 배구 열기가 뜨거운 아산을 제2의 연고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신 상무는 "홈 경기 30~40%를 아산에 배정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열흘 안에 KOVO와 우리금융지주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3월 말까지 인수금액을 최종 확정 지을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새로운 팀 명을 정해 오는 8월1일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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