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첫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장기인 삼진을 5개나 뽑아내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 3이닝 동안 3안타 5삼진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1개였고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졌다. 류현진은 0-0으로 맞선 4회 주자 2명을 남겨둔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구원 투수가 득점을 허용하며 2실점을 기록했다. 팀도 0-4로 패했다.
아쉬움과 가능성을 동시에 남긴 경기였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차출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베네수엘라), 카를로스 산타나(도미니카공화국) 등 주축 타자들을 대거 제외하고 경기에 나섰다. 비록 1군 전력이 아니었다 해도 류현진은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보는 앞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받을 기회였다.
하지만 LA 에인절스와(2이닝 4안타 2실점)의 첫 선발 경기에 이어 이날도 확실한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특히 4회 선두 타자 3번 마크 레이놀즈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얻어맞고 위기에 몰렸다. 레이놀즈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한 가운데 실투가 들어오자 오른쪽 담장 상단을 때리는 2루타로 연결했다.
류현진은 4번 얀 곰스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경기 초반 좌우 구석을 찔러 넣던 모습은 갑자기 사라졌고 곰스는 좌익수의 송구가 3루로 향하는 틈을 타 2루까지 진루했다. 결국 류현진은 무사 2ㆍ3루에서 직접 마운드에 오른 매팅리 감독에게 공을 넘겼다. 하지만 구원 투수 맷 파머가 후속 타자에게 좌익수 플라이, 중전 안타를 얻어 맞으며 2점을 모두 책임져야 했다. 이날 투구 내용은 분명 최근 현지 언론에서 제기한 불펜 전환설 등 주위의 우려를 씻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3회 세 타자를 모두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괴물'다웠다. 2회까지 1개의 안타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은 류현진은 3회 라이언 롤린저, 두루 스텁스, 제이슨 킵니스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상대 타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볼 배합에 서서 삼진을 당했다. 직구와 체인지업 모두 좋았다. 4회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면 3회엔 한국 야구를 호령했던 위력적인 구위와 구종을 마음껏 뽐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직구뿐만 아니라 다른 공도 잘 던질 수 있었다. 등판할 때마다 변화구의 구사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지만 4이닝에 돌입하면서 예정된 투구 수가 10개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집중력을 잃었다. 10구 안에 끝내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졌다"고 말했다.
매팅리 감독은 "구속을 변화시키고 투구동작을 빠르게 하는 등 상황을 잘 알고 대응했다"면서 "때론 흔들리기도 했지만 원하는 곳에 직구를 던졌고 느린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잘 활용했다"고 호평했다.
류현진의 공을 받은 포수 A.J 엘리스도 "직구 구사력과 홈플레이트 좌우를 찌르는 제구력이 인상적이었고,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급 필살기"라며 "변화구만 더 다듬으면 된다"고 칭찬했다.
한편 신시내티의 추신수(31)는 3안타를 몰아쳤다. 추신수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캐나다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1번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득점했다. 추신수는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1회말 마크 하디를 상대로 좌전 안타로 나가 1사 3루에서 4번 네프탈리 소토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전 안타를 터트렸고, 팀이 10-2로 앞선 3회말엔 우전안타를 때렸다. 신시내티는 이날 장단 18안타를 쳐 캐나다 대표팀에 12-2로 대승을 거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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