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스키와 봅슬레이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희망가를 합창하고 있다.
한국 모굴스키의 간판 최재우(19ㆍ한체대)는 설상 종목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노르웨이 보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 모굴 결선에서 5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예선 9위로 결선에 진출한 최재우는 결선 1라운드에서 고난도 기술인 백더블풀 2위를 차지해 메달 가능성을 밝혔다. 6명이 겨루는 결선 2라운드에서 최재우는 회전동작 11.40점, 공중동작 5.05점, 시간점수 7.49점으로 총 23.94점을 받아 5위에 올랐다. 27.59점을 받은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세계선수권 설상 종목에서 톱10에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 최재우가 지난해 토비 도슨 대표팀 코치를 만난 후 고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소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최재우가 결선 2라운드에서 턴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었다. 도슨 코치도 “컨디션이 좋아 메달도 기대할 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최재우는 다 잡았던 메달을 실수 탓에 놓치자 밤잠을 못 이뤘다.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대한스키협회가 회장 부재 탓에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최고 성적을 갈아치울 정도로 멘탈적인 측면도 빼어나다. 여기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도슨 코치가 합류하면서 최재우의 잠재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의 호성적으로 세계 랭킹을 끌어올린 최재우는 소치 올림픽 티켓을 사실상 확보했다. 연습 때의 좋은 경기력이 실전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모굴스키 강국들도 최재우를 경계하고 있다. 최재우의 진화로 인해 소치 올림픽에서 기적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헝그리 스포츠’인 봅슬레이도 국제 대회에서 첫 금빛 사냥에 성공하며 희망을 밝히고 있다. 파일럿 원윤종과 브레이크맨 전정린은 7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13년 아메리카컵 7차 대회 봅슬레이 2인승에서 1ㆍ2차 시기 합계 1분53초91의 기록으로 19개 팀 중 1위에 올랐다. 한국 봅슬레이가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인 대륙별 지역 대회 아메리카컵에서 2010년과 2011년 은메달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금메달 획득은 이번이 처음. 아메리카컵은 월드컵에 비해 포인트가 적다. 비록 월드컵에 비해 2분의1 수준이지만 한국이 2개팀을 올림픽에 진출시키기 위해 아메리카컵에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을 필요성이 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의 호성적으로 세계 랭킹 8위까지 뛰어올라 2013~14 시즌 월드컵에 남자 2개 팀을 내보낼 자격을 얻었다. 월드컵 출전 기회가 많아지면 소치 올림픽 출전 전망도 밝아진다. 특히 봅슬레이를 시작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은 파일럿 원윤종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원윤종은 대우인터내셔널과 대한체육회의 지원으로 새로 마련한 1억원이 넘는 고가 썰매를 타고 첫 출전한 대회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월드컵 11위까지 기록한 네덜란드팀과 두 차례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일본팀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더욱 의미를 더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희망의 꽃을 피워 주목 받았던 봅슬레이는 소치 올림픽 10위 진입 목표에 시동을 걸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8차 대회에서 2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