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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들 '스타 디자이너 모시기'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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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들 '스타 디자이너 모시기' 붐

입력
2013.03.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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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힐피거, 임상아, 이겸비 등 내로라 하는 스타 디자이너들이 대형 패션업체로 속속 영입되고 있다.

그 동안 대형 패션업체들은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유통망만 믿고 디자인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게 사실. 기껏해야 유명 디자이너나 연예인과 협업으로 한시 상품을 출시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디자인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소업체나 해외 SPA(제조유통일괄형의류)의 공세가 거세지자, 아예 디자이너 영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최근 미국 유명 캐주얼브랜드 '타미 힐피거'소속으로 '카고바지(주머니가 양 옆에 달린 작업복 형태의 바지)'돌풍을 일으켰던 지니 힐피거를 수석디자이너 격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영입했다. 타미 힐피거의 동생인 그는 2000년대초 카고 바지를 독자적으로 디자인해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휠라코리아는 힐피거의 영입으로 기존 휠라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스타일과 기능성을 살린 브랜드로 새롭게 바꿔나간다는 전략. 6일에는 인천 송도에서 힐피거가 국내외 협력사와 매장 관계자들과 함께 올 가을겨울에 선보일 제품에 대해 논의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말 신규 잡화 브랜드 '루즈 앤 라운지'를 시작하며 아트 디렉터로 임상아씨를 기용했다. 가수출신의 임씨는 미국 뉴욕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가방 브랜드 '상아(SANG A)'를 판매하며 핸드백 디자이너로 자리를 잡았다. 루즈 앤 라운지는 주요 백화점에 15개 매장을 열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LG패션은 올 초 액세서리 사업부 해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캐시 리를 영입했는데, 그는 현재 '헤지스'브랜드와 '질스튜어트'브랜드의 액세서리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캐시 리는 미국에서 갭, 리즈클레이본 등에서 경험을 쌓았고 2005년 뉴욕에서 핸드백 브랜드 '이카트라니'를 내놓은 바 있다.

의류 캐주얼 업체 베이직하우스는 신발 디자이너 이겸비씨가 운영하던 '겸비'를 인수하고 이씨를 이사로 영입했다. 베이직하우스는 올 가을 베이직하우스의 느낌을 가미한 겸비의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씨는 이신우, 빈치스벤치 등을 거쳤고 2007년 세계도자비엔날레, 2009년 상해패션박람회에서 짚신을 변형한 신발 등을 선보이며 실력을 인정받은 국내파 신발 디자이너다.

그 동안 국내 대형패션업체들 가운데 디자이너에 주목했던 곳은 제일모직과 코오롱FnC정도. 제일모직은 정구호, 정욱준 디자이너로 여성복과 남성복의 '투 톱'체제를 완전히 구축한 상태. 코오롱FnC도 최근 1~2년 사이 가방브랜드 '쿠론(석정혜)', 의류 브랜드 '쟈뎅드슈에뜨(김재현)', 신발 브랜드 '슈콤마보니(이보현)'가 인기를 끌며 디자이너 브랜드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모직에 이어 디자이너를 영입한 코오롱의 브랜드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대형 패션업계에 스타 디자이너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해졌다"며 "이들 브랜드들은 가격은 대중적이면서도 디자이너의 참신함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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