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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나를 내팽개칠지라도 다시 서려면 연기밖에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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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나를 내팽개칠지라도 다시 서려면 연기밖에 없더라"

입력
2013.03.0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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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왜 인터뷰 안 했냐고요? 잘난 척 하기 싫어서요."

영화 '파파로티'에서 주연을 맡은 한석규(49)는 6일 "배우는 연기로 보여주는 게 중요한데 말로 주절주절 늘어놓으며 자신에 취해 설명하는 게 싫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베를린' '뿌리 깊은 나무' 등 해마다 한 편 정도의 영화ㆍTV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했지만 최근 수년 동안 애써 인터뷰를 피해 왔다. SBS '힐링캠프' 출연 등 이번 영화를 계기로 오랜만에 언론에 나선 것은 앙상블 연기를 펼친 이제훈이 군대에 가 배우로서 영화 홍보할 책임을 혼자 짊어졌기 때문이다.

'파파로티'는 성악을 소재로 사제지간의 사랑을 담아냈다. 촉망 받던 성악가였다가 시골로 낙향한 음악교사 상진역의 한석규는 깡패지만 천부적인 성악 재능을 지닌 장호역의 이제훈과 연기한다. 사회 주변부 인물의 인생 역전 성공담이라는 다소 뻔한 이야기지만 탁월한 캐릭터 연출과 한석규 이제훈의 연기력, 찰진 궁합이 영화에 감동과 재미를 더했다.

한석규는 먼저 이제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정을 확 드러내는 신이 많은데 '고지전' '건축학개론' 등에서 보여줬던 제훈이의 진솔함이란 강점이 잘 부각되고 맞아 떨어졌어요. 배우는 경력을 쌓으면서 이것저것 (능력을)키워갈 수 있지만 진솔함은 아무리 해도 얻기 힘들거든요."

한석규는 한때 성악가를 꿈꿨던 적이 있다. 노래실력은 대학 시절 MBC 강변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을 정도의 수준급이다. 그는 "자의반 타의반 성악가의 꿈을 접을 시기이던 고 2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뮤지컬을 봤는데 그때 감동을 평생 잊을 수 없다"며 "그 뮤지컬을 보고 처음으로 노래도 하고 연기를 하는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팬으로서 좋아한다"며 앞으로 멜로를 한다면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호흡을 맞춘 심은하와 다시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층의 악당'에서 함께 한 김혜수에 대해서는 "참 편했다"며 그를 통해 "잃고 있었던 연기의 많은 것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대 때 '닥터봉'을 함께 한 뒤로 40대가 되어 다시 만난 거죠. 참 많이 변했는데도 서로 액션 리액션을 주고받는데 참 편했어요. 그 영화 없었으면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 연기도 달라졌을 거에요. 15년 후에 60대에 또 함께 하자고 했어요."

그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인내심을 가져 지치지 말고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말했다. "제가 잘나갈 때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요. '지금 받는 이 기쁨만큼 언젠가 슬픔으로 받을 것이다. 기쁨을 준 이 연기가 언젠가 나를 팽개칠 거다. 하지만 거기서 다시 기어나올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연기밖에 없다'고요."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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