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와 관련, 연일 최고수준의 협박을 쏟아내고 있다. 정전협정 백지화와 핵 보복을 언급한 데 이어, 6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서울과 워싱턴까지 불바다로 만들 것" "원수들을 격멸하고 한라산에 최고사령관기와 공화국기를 휘날리겠다"는 따위의 극언을 퍼부어댔다. 더 이상의 표현을 찾기 힘든 극단적 협박이자, 이 자체로 이미 명백한 도발이다.
북한이 단순한 언어협박을 넘어 실제로 물리적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현재 육ㆍ해ㆍ공에서 대규모의 국가급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언제든 곧바로 도발로 옮길 수준의 훈련이라는 것이다. 물자부족으로 큰 규모의 훈련을 자제해온 북한으로선 대단히 이례적이다. 전투기를 비롯한 상당수 장비, 병력이 전진 배치되고, 해안포나 중ㆍ단거리 미사일도 즉시 사격가능 상태로 준비돼 있다는 정보도 있다. 이 정도면 확실히 군사적 비상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서해도서나 동서 근거리 해안이 도발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나, 북한이 천안함ㆍ연평도처럼 매번 허를 찌르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예단은 금물이다. 울산ㆍ포항 등지의 산업시설이나 남해도서도 충분히 대상지역이 될 수 있다. 또 우리 측의 즉각 대응을 피하기 위해 GPS 교란을 포함한 사이버공격도 예상된다. 군 당국은 도발시기를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함께 진행되는 이달 중으로 보고 있다.
물론 한미 군사력이 집결돼있는 시기에 곧바로 응징을 초래할 무모한 행위를 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추가도발은 북한에게도 추후 선택의 여지를 완전히 없애는 위험한 모험이라는 점도 같은 근거로 제시된다. 그러나 천안함 공격의 장본인이 전면에 나서 "최고사령관의 최종 수표(서명)까지 받았다"고 큰 소리 치는 것은 결코 예사 상황이 아니다. 군 당국은 이미 몇 차례 뼈 아픈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이번에야말로 최악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빈틈없는 전비태세를 유지하길 거듭 당부한다. 지금의 안보상황은 위중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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