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을 위해 협력업체들에게 불법행위를 강요한 금호석유화학 전 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과 리베이트 대납을 주도한 혐의(특가법상 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로 금호석화 전 상무 지모(51)씨와 전 차장 윤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불법행위를 한 협력업체 관계자와 법인 등 20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건자재사업부 소속이었던 지씨 등은 한 협력업체로부터 원자재를 산 것처럼 허위 매입세금계산서를 받고 다른 업체에는 금액을 부풀린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2009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협력업체 12곳을 상대로 11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혐의다. 또 아파트 건설공사를 따내면 창호공사를 맡기는 조건으로 협력업체들에게 모두 5억 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시행사에 건네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회식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뜯어내거나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골프모임을 만들어 매월 골프접대도 받았다. 지씨는 협력업차가 제공한 외제차까지 타고 다녔다.
매입업체 입장에서 허위 세금계산서는 채무라 허위 거래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채무를 떠 안아 부도에 이르는 등 협력업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생 사업부를 맡은 지씨 등이 연간 목표 33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10여 개 협력업체들과도 시공권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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