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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맹맹이' 3개월 이상 지속땐 축농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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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맹맹이' 3개월 이상 지속땐 축농증 의심

입력
2013.03.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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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코 안에 생긴 물혹(폴립)이 콧구멍을 완전히 막아 냄새도 맡지 못하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오른쪽 콧구멍 안에 생긴 조그만 물집이 몇 달 만에 양쪽 콧구멍을 다 막을 정도로 커졌고, 급기야는 코 밖으로 불거져 나오기에 이르렀다.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스크를 쓰다가 최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A씨의 병명은 폴립으로 인한 축농증. 폴립이 코 안 분비물의 배출을 막아 염증도 심했다. 수술을 마친 A씨는 "코로 숨을 쉬는 게 이렇게 행복한 것인지 예전에는 미쳐 몰랐다"고 했다.

코가 막힌다는 것은 짜증 나는 일이다. 조중생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막힘 환자들의 삶의 질은 입으로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와 비슷하다"면서 "코막힘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은 면역과 대사기능, 심장병과 비만까지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축농증은 보통 감기 후유증으로 온다. 감기로 코가 막히면 코와 연결된 두개골 안쪽 빈 공간인 부비동에 콧물이 고이면서 염증이 생겨 축농증이 된다. 코막힘과 누런 콧물, 코 부위 통증 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부비동염, 즉 축농증이다. 감기를 자주 앓는 아이들은 코가 막혀 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면서 기도를 자극해 자다가 심한 기침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또한 축농증일 가능성이 높다. 전체 인구의 3% 정도가 갖고 있는 코 안 폴립도 축농증의 중요한 원인이다.

축농증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18%가 걸릴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다. 어린 아이들은 1년에 6~8회, 성인은 1,2회 감기에 걸리는데 감기 환자 6명 가운데 1명꼴로 축농증으로 발전한다고 의학계는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축농증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200만명에 육박한다.

축농증에 걸리면 대개 양쪽 콧구멍이 막히지만 유독 한쪽만 막힌다면 코 안에 생긴 종양이나 치아의 뿌리에 생긴 염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으니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내시경 검사, 방사선 촬영 등으로 어디에 분비물이 고여 있는지, 폴립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수술 전에는 보다 정확하게 수술 부위를 보기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하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 투여와 수술이다. 첫 단계로 염증을 잡는 항생제를 6~8주 써보고 경과가 좋지 않으면 수술로 넘어간다. 수술은 보통 전신 마취 후 내시경으로 한다. 직경 6~10㎜인 내시경과 수술 장비를 콧구멍으로 넣어 염증 부위를 잘라낸다. 대형 모니터를 통해 눈으로 보면서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수술 장비를 넣지만 부비동은 뇌, 눈, 귀 등 중요한 기관을 잇는 신경이 지나는 곳이어서 수술하는 의사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이 간단하면 아침에 수술하고 당일 퇴원하기도 하나 3~4일 입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 6세부터 수술할 수 있다.

조중생 교수는 "거의 모든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지만 두렵다고 신통치 않은 코를 평생 쓴다는 것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식염수나 코 전용 세척제로 하루 두세 번 코 안을 씻어내는 게 축농증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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