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공안부(부장 김병현)는 회사 돈 250여억원을 빼돌리고 회사 건물 등 자산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로 옛 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 공동대표 이모(55)씨와 박모(6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2007년 부실회사인 대창기업을 직접 인수, 대우자판의 계열사로 편입시킨 뒤 속칭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이익을 챙기는 한편 개인 채무를 갚기 위해 회사 돈 23억원을 빼돌려 약 108억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대우자판이 부도 위기를 맞자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매입을 강요, 지분을 분산시킨 뒤 주식을 대거 매입해 회사를 가로채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이 밖에도 2007년 여비서를 성희롱하고 남편이 항의하자 합의금 3억원을 회사 돈으로 지급한 사실도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박씨는 2009년 유령회사를 설립해 89억원 상당의 대우자판 대전센터 건물을 50억원에 팔아 39억원의 차액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또 2010년 213억원 상당의 평촌정비소를 지인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소유권 이전 소송을 제기하게 한 뒤 고의로 패소하는 수법으로 140여억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 매출 3조원 규모였던 대우자판은 무리한 건설 부문 사업 확장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직원 4,000명 중 2,500명을 정리해고하고 3개의 회사로 분할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등은 대우그룹 해체 후 회사가 주인 없이 운영되는 허점을 노려 '황제 경영'을 통해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며 "현재 160억원 상당의 수원정비소 헐값매각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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