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표준 영어'라는 말을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어딜 가도 '미국 표준 발음'이라는 말이나 'correct pronunciation' 혹은 'perfect pronunciation' 같은 말은 들어보기 힘들다. 대신 각 지역적 사투리 억양이 나타나지 않고 누가 들어도 듣기에 무난한 발음을 'General American English'라고 말해왔다. 그 기록과 배경은 지난 반세기 동안 방송국에서 신입 아나운서들에게 전해주던 책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인이 두루 발음하는 미국 억양'이란 것도 시대가 변하면 기준도 변한다. NBC의 발성 지침에 따르면 50년 전에도 이미 '다양성'을 강조했고 'standard'라는 말은 '주관적 표준 발음'(arbitrary standard)임을 염두에 두라고 권한다. 즉 이 발음은 어떻게 하라는 식이 아니라 '교육 받은 중산층의 발음이 무엇인지 참고하라'는 식이다. 유럽 국가나 영국에서는 '이 발음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규정을 둔 데 반해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특정 발음을 강제하거나 강요한 기록이 없다. 때문에 'General American Accent'는 지나치게 남부 사투리가 없고 지나치게 북부도 아니며 과도한 흑인 억양도 아닌 것으로 누가 들어도 중립적인 발음으로 정리된다.
일부에서 알고 있는 것처럼 '중서부 발음이 미국의 표준'(Middle-Western English as a national standard)이라는 잠재적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서부 지역'(Ohio남부, Missouri, Kansas, Michigan, Wisconsin)이라는 것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매우 범위가 좁다. 이 지역에서 자란 대표적인 인물이 투자가 Warren Buffet이다. 그가 인터뷰를 할 때는 투자의 귀재로만 볼 것이 아니라 발음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웬만한 아나운서보다 더 중립적인다. 가장 대표적인 표준어 지역에서 평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사실 중서부 지역에서도 사투리가 있는데 반해 Pennsylvania 남부나 Florida 남부에서는 더 훌륭하고 표준에 가까운 발음이 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General American(GA)보다는 사투리 억양이 없는 것이라면 'Near GA'처럼 범주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영국의 비공식 표준을 'Received Pronunciation'이라 말하고 그와 비슷한 Near RP가 등장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확실히 미국이나 캐나다의 영어 발음은 특정 발음을 강조하기보다는 '무난한 발음' '모나지 않는 발음' '중립 발음'을 표준이라고 받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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