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를 먹여 성폭행한 성형외과 의사, 친딸을 무려 4년 가까이 성노리개로 삼은 아버지,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고 원룸에 침입해 성폭행한 후 마취제를 주사한 배달원….
엽기적이고 끔찍한 성범죄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여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성범죄 발생 건수는 모두 2만2,935건. 통계상으로만 하루 평균 62.8건이나 발생했다.
이처럼 여성을 상대로 한 흉악 범죄가 급증하면서 여성들을 위한 호신용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호신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간편한 스프레이와 호신봉, 전자충격기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호신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 스마트폰에 앱부터 설치할 것을 권유한다. 늦은 시간 택시를 이용할 때는 '택시탔숑' 앱이 유용하다. 택시를 탄 후 나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위 사람에게 전달해준다.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스마트폰을 흔들어 나의 위치정보를 주위에 알려주는 '흔들면 범죄예방'도 있다. 모두 안드로이드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내 주변에 있는 '위험한 인물'을 알려주는 앱도 있다. '늑대다 2-이웃사람'은 2000년 이후 발생한 범죄·강도·유괴 등 전과자의 거주지와 우범지역 등을 표시해 알려준다. 자신의 위치를 주기적으로 주위 사람에게 보내는 기능도 있다.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앱의 범죄 예방 효과는 한정적이다. 직접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싶다면 호신용품을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스프레이는 대표적인 호신용품으로 립스틱처럼 작고 휴대가 간편해 인기가 높다. 스프레이에는 고추와 겨자 추출물로 만든 천연 최루용액이 들어 있다. 스프레이를 분사하면 최루액 효과로 대개 10∼30분가량 제대로 활동할 수 없다. 다만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최루액을 분사하거나 너무 먼 곳에서 분사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삼단봉도 유용한 호신용품이다.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삼단봉의 손잡이를 잡고 아래로 힘차게 뿌린 후 전체가 전개되면 사용한다. 삼단봉은 전개된 상태로 상대방의 관절, 손목뼈, 쇄골, 얼굴 등 취약 부위를 직접적으로 가격하면서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가스총과 전자충격기도 있다. 가스총은 스프레이와 마찬가지로 얼굴에 발사할 경우 최루액 때문에 콧물, 재채기가 나오고 눈을 뜨지 못해 순간적인 시야 장애를 준다. 전자충격기는 상대방에게 순간적으로 온 몸이 감전된 것과 같은 쇼크를 안긴다. 두 제품 모두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하고, 다른 호신용품보다 값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화이트데이가 다가오면서 애인에게 호신용품을 선물하려는 남성도 부쩍 늘고 있다. 대학생 양지호(27)씨는 "여자친구가 기숙사에 살고 있지만 데이트를 하고 나면 꼬박꼬박 데려다준다. 뉴스만 보면 걱정이 돼서 이번 화이트데이에는 후추 스프레이를 선물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유샵(www.becauseshop.com)이나 옥션,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다양한 호신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경찰 "호신용품, 이렇게 사용하라"
스프레이는 근거리에서… 삼단봉으론 취약부위 가격해야
최근 성폭력 범죄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호신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경찰이 직접 호신용품 사용법을 소개했다.
경찰청 공식 블로그 '폴인러브'는 최근 '잘 쓰면 약, 잘 못 쓰면 독'이라는 게시물에서 호신용품 사용법과 주의할 점을 짚었다.
경찰은 스프레이, 삼단봉, 경보기, 전자충격기, 가스총을 대표적인 호신용품으로 꼽았다. 경찰은 “스프레이나 가스총은 바람과 거리를 고려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맞바람을 향해 분사하거나 너무 먼 거리에서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삼단봉의 경우 정확한 사용법을 습득하는 것이 좋다. 경찰은 “삼단봉을 가급적 상대방의 관절, 쇄골, 얼굴 등 취약 부위에 사용하라”고 권유했다.
전자충격기는 효과가 크지만, 상대방에게 빼앗길 경우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호신용 경보기도 버튼형과 핀형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작동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경보가 울린 뒤 대응 방안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
경찰은 "호신용품은 생명을 지켜줄 수도 있지만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으니 평소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면서 "검증된 품질로 안전검사를 통과한 용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아이닷?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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