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위해 민주 인사들을 감시하고 그들의 외부 접촉을 막고 있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인권운동가와 반체제 인사들을 사실상 가택 연금하거나 멀리 보내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쉰은 전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민주 인사 차젠궈(査建國)는 동사무소 직원, 경찰, 공안 요원 등 감시 요원 5명과 함께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로 '관광 유배'를 떠났다. 그는 17일 전인대가 폐막해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차젠궈는 지난해 11월 제18차 당대회 때도 광시ㆍ좡주(廣西庄族)자치구의 구이린(桂林)으로 보내졌는데 그때도 감시 요원 5명이 동행했다. 차젠궈는 다른 사람의 세금을 쓰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집을 떠나지 않으면 24시간 엄중하게 감시하겠다는 경고에 따라 '관광 유배'를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또다른 민주 인사 가오훙밍(高洪明)은 5일 칭하(靑海)성 시닝(西寧)으로 떠났다. 그 역시 18차 당대회 기간에 쿤밍(昆明)에서 국비로 10여일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구이저우(貴州)성으로 잠시 떠났던 허더푸(何德普)는 이번 양회 기간 동안의 행적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반체제 인사 후스건(胡石根)은 공안의 강도 높은 감시를 받으며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보쉰은 전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베이징의 인권 운동가 후자(胡佳)가 집 부근에 감시요원이 상주해 사실상 가택 연금돼 있다면서 다른 곳에 사는 연로한 부모가 일상용품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다른 인권 활동가들이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온라인에는 상하이(上海)의 네티즌 리화핑(李化平)이 연행됐고 민주인사 양친헝(楊勤恒)이 파출소에서 구타당했다는 이야기 등이 떠돌고 있다.
베이징=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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