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웅으로 추앙받는 호흡기 질환 전문의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해 "경제발전보다 공기정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난산(鍾南山ㆍ77ㆍ사진) 중화의학회(中華醫學會) 회장(중국공정원 원사)은 5일 12기 전인대 1차 회의 광둥(廣東)대표단 분임 토론에 참석해 "지금 같은 대기 오염 상태가 계속될 경우 암 발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6일 전했다. 그는 "베이징시의 남성 폐암 발병률이 이미 10만명 당 76명, 여성 폐암 발병률은 10만명 당 48명을 돌파했다"며 "지난 10년 간 베이징시의 폐암 발병률이 60%나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 회장은 "이 같은 폐암 발병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최근 몇 년 간 베이징의 흡연률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스모그가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중 회장은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PM2.5의 허용치는 25 안팎인데 중국은 100, 500 심지어 1,000을 넘을 때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경제발전보다 공기정화가 더 중요하며 국내총생산(GDP) 제일주의가 아니라 환경 제일주의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 회장은 사스가 창궐한 2002년 광저우(廣州)의대 제일부속병원 호흡기질병연구소장을 맡아 1,000명이 넘는 사스 환자를 헌신적으로 치료,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이날 다른 분임토론 자리에서 베이징시의 먼지가 옛날엔 더 심했다고 밝혀 인식의 차를 드러냈다. 봉황망(鳳凰網)은 시 총서기가 "베이징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 때도 먼지가 정말 많아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총서기는 "학교에 도착해 마스크를 보면 황사가 두껍게 쌓여 있었고 특히 겨울엔 매연이 더 심했다"며 "그 당시에 PM2.5는 없었지만 'PM250'은 있었다"고 회상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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