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자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6.7%가 '후보 단일화만 되면 승리한다는 판단이 대선 패배의 주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6일 나타났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최근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 원외 위원장 등 59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선 패배 원인을 묻는 질문에 513명의 응답자들이 '계파정치의 폐해에 눈을 감고 후보 단일화만 되면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대선 패배를 불렀다'고 답했다.
'계파정치의 폐해로 당의 잠재 능력을 충분히 동원하지 못했다'는 항목에는 75.8%가 동의를 표했고, 이어 '비주류의 소극적 선거운동'(60.8%) '경선 과정 후유증으로 인한 단결력 저하'(58.3%) 순으로 답했다. 또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선대위를 이끌면서 우왕좌왕했다'(70.9%) '내부 서클의 독단이 당의 단합을 해쳤다'(63.0%) 등 친노 주류를 겨냥한 응답도 많았다.
문재인 전 후보의 책임론을 두고 '박정희 대 노무현의 선거 프레임 대결 실패'(64.5%)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보다 결단의 리더십이 약해 패배했다'(58.8%)는 의견도 나왔지만 '지금이라도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항목에는 응답률이 21.3%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문 전 후보가 총체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전체적으로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항목에는 응답자의 90.4%가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민주당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이날 "대선 패배의 책임 있는 분들이 '내 탓이오' 하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때 상처가 치유되고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한다"며 "엄청난 과오와 실수와 단견이 있었음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심각한 아노미 상태"라고 지적했다. 책임자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문 전 후보를 비롯한 친노 핵심 인사들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