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유산이 산재한 전북 고창군 고인돌박물관이 유적지와 전혀 관련이 없는 홍보영상을 상영하는 등 운영미흡으로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욱이 유네스코에 등록된 고인돌 유적지 내에 외부인 차량 진입금지 안내판이 있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여서 탐방열차 운행까지 지장을 주고 있지만 주차단속이나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6일 고창군과 고인돌박물관에 따르면 고창읍 죽림리 일대 고인돌유적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게 군집을 이루고 탁자와 바둑판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산재돼 있어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됐다. 고인돌 유적지는 1.5km 내에 447기 고인돌이 분포되면서 한 해 내ㆍ외국인 관광객 18만~21만명이 찾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불만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박물관 1층 입체(3D)영상실에서 상영되는'나비구조대'에 대한 평가는 최악이다.
세계 문화유산 박물관에서 상영되는 홍보 영상은 고인돌과 전혀 상관없는 커피자판기 지키기가 주요 내용이다. 20분 상영되는 이 영상은 곤충들이 커피자판기에서 살면서 이 기계가 고장 나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없어질까 두려워 커피가 잘 나오도록 자판기를 지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항의와 볼멘소리를 털어놨다.
지난 3일 주말을 이용해 가족 4명과 함께 광주에서 온 김모(43)씨는"고인돌 관련 역사적인 교훈을 주는 내용인줄 알았더니 자판기 회사 홍보하는 영상이었다"고 분개했다.
그는"3D안경도 흠집이 많고 구부러져 잘 보이지 않았다"며"좋은 시설과 세계적인 유적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천덕꾸러기처럼 관리되는 것에 화가난다"고 비난했다.
고인돌 유적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다양한 고인돌이 분포된 1코스와 2코스 입구에는 외부 차량 불법 주정차가 다반사이며 관광열차 통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관광객을 실은 탐방열차는 고인돌 유적지 안내(설명)방송 보다는 불법 주정차 통제 방송으로 일관해 짜증을 부채질했다.
실제 고인돌박물관 홈페이지에는 "박물관 직원이 맘에 안 들어요" "고인돌 박물관에서 왜 나비를 틀어줄까" "기념품 판매장 직원들이 물건에 대한 물음을 무시해 기분이 나빴다"등 비난의 글들이 올라와있다.
이에 대해 고인돌박물관 관계자는"홍보영상은 2,000만원을 들여 외부업체와 계약했다"며"주제는 없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한다"고 엉뚱한 해명을 늘어놨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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