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의회의 여성 의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국제의회연맹(IPU)은 세계 162개국 의회의 평균 여성 의원 비율이 지난해 20.3%로 2011년 19.5%에 비해 0.8% 늘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의회 선거를 치른 48개국 중 세네갈 프랑스 네덜란드 등 22개국이 여성할당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IPU는 분석했다.
여성할당제를 법으로 규정한 국가의 여성 의원은 24%에 달했고, 권고하는 수준의 국가의 여성 의원도 22%였다. 반면 여성할당제를 적용하지 않은 국가의 여성 의원은 12%에 그쳤다.
IPU는 “여성할당제가 민주주의를 진보시키고 정치적 성평등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북유럽 국가들의 여성 의원은 42%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세계 평균을 웃도는 지역은 미국(24.1%), 유럽(23.2%),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20.4%)였다. 반면 아시아는 17.9%에 불과했다. 한국은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 중 50%를 여성에 할당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19대 국회의원의 여성 비율은 15.7%에 그쳐 아시아 평균에도 못 미쳤다. 중동의 여성 의원 비율도 13.2%로 낮았다. 중동에서는 여성할당제 규정이 있는 알제리만 여성 의원이 31.6%에 달해 세계 상위권에 들었다.
안데르스 욘쏜 IPU 회장은 “연구에 따르면 여성 의원이 30%를 넘어야 여성의 관점이 입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의제 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여성 문제를 많이 다루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남성과 다른 여성의 사회적 관점이 국방 경제 교육 등 전분야에 도입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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