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의 장신 양효진(24ㆍ현대건설)은 모두가 인정하는 국내 넘버1 센터다. 배구 전문가들은 김연경(페네르바체)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선수로 양효진을 꼽기도 한다. ‘괴물 센터’로 국내무대를 호령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양효진은 올 시즌 ‘꿈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양효진은 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13 V리그 프로배구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양팀 선수 중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용병 이상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양효진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양효진은 블로킹 5개, 서브 에이스 3개를 섞었고, 66.67%의 고감도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3-0(25-18 25-20 25-17)으로 흥국생명 제압했고, 양효진은 현대건설(16승12패ㆍ승점49)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다.
현대건설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3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던 건 양효진의 ‘미친 활약’ 덕분. 양효진은 센터로는 최초로 공격종합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27경기에서 52.72%의 공격성공률을 보인 양효진은 공격종합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알레시아(50.95%)와 격차가 2% 가량 벌어졌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센터가 공격수를 제치고 공격종합 타이틀을 거머쥘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양효진은 전무후무한 업적에 큰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그는 “센터는 당연히 공격성공률 50%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종합 타이틀을 특별히 욕심 내거나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양효진이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기록은 블로킹 부문에 있다. 그는 ‘꿈의 기록’으로 불리는 세트당 블로킹 1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양효진은 이날 5개 블로킹을 추가하면서 세트당 블로킹을 0.99개까지 끌어올렸다. 남은 2경기에서 10개 이상 블로킹만 성공시킨다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는 “2010년에 실패했는데 올 시즌에는 꼭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2009~10 시즌에 세트당 블로킹 0.98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또 그는 4년 연속 블로킹왕을 예약하기도 했다.
양효진은 속공ㆍ시간차 2위, 득점ㆍ서브 6위 등을 기록하며 팔방미인 면모를 뽐내고 있다. 최근 서브와 공격 능력이 향상돼 무서운 ‘괴물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라이트 황연주는 후배 양효진의 기량에 혀를 내둘렸다. “자타공인 최고의 높이를 갖추고 있다. 키가 크고 타점이 높은 건 물론이고 공격 능력도 향상됐다. 원래 센터들은 속공 외에 높이 토스되는 공에 타이밍을 잘 잡지 못한다. 하지만 효진이는 어떤 공이 와도 공격수처럼 잘 처리한다.”
2007~08 시즌에 데뷔해 프로 6년 차인 양효진은 앞으로도 눈부신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선수라면 당연히 정점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승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지금 해온 것보다 더 잘해야 우승을 할 수 있다. 꼭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해 결실을 맺겠다.”
한편 이어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대한항공이 KEPCO를 3-1(22-25 25-22 25-19 25-18)로 물리쳤다. 16승12패(승점49)가 된 대한항공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승점 2점만을 남겨두게 됐다. KEPCO는 25연패 늪에 빠졌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