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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구본창 데뷔 30년 선후배·동료·제자들과 나눈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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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구본창 데뷔 30년 선후배·동료·제자들과 나눈 삶

입력
2013.03.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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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사진작가 구본창(60) 대구 경일대 교수가 서울 통의동 류가헌에서 특별한 전시회 '구본창의 행복한 기억'을 연다. 구 교수의 환갑과 데뷔 30주년을 맞아 제자들이 작년부터 기획, 준비한 전시회다. 사진으로 구 교수와 인연을 맺은 동료, 선후배, 스승, 제자들의 작품과 서신을 보여주는 이 전시회에 정작 구 교수는 자신의 작품은 한 점도 걸지 않았다. 제목 그대로 자신이 '행복한 기억'을 소개하는 전시회인 셈이다.

5일 만난 구 교수는 "작년 제자들이 전시회를 열어준다고 했을 때, 저와 인연이 된 분들께 감사하는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맨 처음 제안한 제자들은 패션사진작가 최금희, 어상선 씨, 사진작가 윤명숙 씨, 박영미 박건희문화재단의 학예연구실장이었다. 구 교수와는 조수, 대학 제자, 팬으로 만난 이들은 수십 년 간 인연을 쌓으며 사진계의 중진이 됐다. 이날 함께 만난 박영미 실장은 "지인들의 작품을 보여주면서 이들과 구본창 선생의 관계를 서신으로 설명하려 했다. 구본창개인전 포스터의 연도를 보면 어느 시절에 주고받은 작품인지 짐작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사진전문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2009년 '세가지 시선- 구본창 김중만 배병우'전 등 구 교수의 사진전을 기획했다. "사람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이름, 연도별로 정리해 파일로 갖고 계셨더라고요. 꼼꼼하고 물건 못 버리는 성격인 줄은 알았지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죠."(박영미)

전시는 1980년대 독일유학시절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쌓은 독일인 친구 악셀과 함께 연 전시회 포스터에서 시작된다. 구 교수는 "애초에 그림공부를 하러 유학 갔는데, 이 친구 만나면서 사진작가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강운구의 '마을 삼부작' 시리즈 중 하나인 수분리 풍경 사진 옆에는 세계적인 패션사진가 사라 문의 사진이 나란히 걸렸다. 한정식 작가가 1969년 찍은 사진 옆에는 사진조각가로 불리는 고명근의 입방체 사진이 전시된다. 주명덕, 강규태 등 국내 사진작가 1세대, 구 교수와 비슷한 연배인 김중만, 배병우, 이정진 등 유명작가의 작품들은 대부분 구 교수가 선물 받거나 자신의 작품과 맞바꾼 것들이다. 전시장 한 가운데 놓인 카메라 가방은 "버리지 못하는" 작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구 교수는 "사진 찍는 사람들한테는 '루이뷔통' 같은 가방"이라며 구입한 지 20여 년이 지나 너덜너덜해진 이 가방을 2000년대 중반까지 메고 다녔다.

제자들의 첫 개인전 때 응원차 구매한 작품들도 연도별로 소개한다. 구 교수는 "저는 88년 올림픽 거치면서 경기가 좋아졌을 때부터 사진작가로 자리잡았는데, 그전에는 (형편이 어려워) 누나, 형들한테 2,3만원씩 빌리기도 했다. 사진작가로 이름 알리는 데는 재능만큼이나 운과 경제력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빼곡하게 걸린 100여 점의 사진과 편지는 작가 구본창이 사진을 찍게 된 과정과 사진가로서의 삶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전시는 7일부터 17일까지. (02)720-2010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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